낙엽 落葉 비파로 나를 울린 그 손등에 砒霜을 발라다오 그리고 별이 질 때까지 잠시 네 손을 내 더운 입술에 맡겨다오 겨울나무 가지 사이로 비추는 달빛을 쓰다듬는 손길이여! 水晶같구나! 숲이 떠나는 것이냐? 네가 떠나는 것이냐? 발자국마다 낙엽 부서지는 소리도 없이... 고통을 느끼며 죽어가게 해다.. 시모음 2009.11.20
편지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흔들리던 촛농은 울다 제풀에 잠자리에 들고 타는 가슴만 남았다. 毒藥을 片紙에 말아 그 煙氣를 마신다 毒藥이 태운 煩惱의 재를 내뿜어 서서히 脈搏을 재운다 煩惱가 죽은 저 하얀 煙氣 화안한 戀人의 모습이 있으리니... 그 입술 그 눈썹 귀를 따라 흐르는 線을 그- 려- 본-.. 시모음 2009.11.20
이제 외로울 일밖에 없어 이제 외로울 일밖에 없어 외로울 일밖엔 말로써 외롭단 말은 외롭지 않아 듣지도 보지도 않기로 했어 귀머거리 되어 梅花香氣 눈감고 맡으며 그대 다시 사립을 열면 눈감고 들창 너머로 그대... 體臭를 맡기로 했어 시모음 2009.11.20
북경의 걸인[2] 북경의 걸인[2] 언어를 가르치는 대학으로 한국에는 한국인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어대학이 유명한데 중국에는 외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큰 대학이 있다. 1962년에 북경의 서북쪽 오도구에 문을 연 어언문화대학은 40년간 약160개 국가 9만 명에게 중국어를 가르쳤고 지금도 매년 9천명의 이방.. 나의 이야기 2009.11.18
북경의 거지[1] 北京의 乞人[1] 입도 눈도 코도 귀도 없는 거지를 보았다. 겨울 언 땅에 코를 박고 엎드린 老婆! 보이는 것은 무릎을 감싸고 구부린 등허리뿐이었다. 빛바랜-襤褸의 포대기에 싸인 거지는 두손을 내밀고 행인의 구두 발치에 손을 벌리고 있었다. 웅크린 그 물체에서 살아있는 것은 손가락이 잘린 장갑에.. 나의 이야기 2009.11.18
얼빠진 놈 얼빠진 놈 말의 靈魂과 대화하는 Horse Whisperer라는 영화를 보았다. 다리를 잘린 딸과 愛馬가 交感할 수 있다는 본능적 확신을 가진 어머니가 돋보였다. 인간이 쳐놓은 時間과 空間이라는 그물만 제거할 수 있다면 인간이나 짐승이나 돌이나 꽃이나 서로 交流하고 終局에 合致할 수 있을까? 돌을 먹는다.. 나의 이야기 2009.11.18
금추낙원의 부채 * 金秋樂園의 부채 名譽退職? 내가 무슨 명목의 명예가 있단 말인가? 이 사회의 메커니즘과 자연이 준 생명에 이끌린 引退가 더 알맞은 말이겠지...1년 아니면 2-3년 어느날 갑자기 평생 끌고 다니던 자기 그림자를 밟고 놀라는 것처럼 心亂한 채 또 북경행 비행기에 올랐다.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무얼.. 나의 이야기 2009.11.17
[1]한나라사람의 해와 달 [1]한나라사람의 해와 달 2009년12월15일에는 한중문화관에서 이 그림들이 전시된다. 친구들을 위해 매일 한 점의 그림을 해설하도록 한다. 그 첫 번 째로 해와 달 이야기를 하도록 한다. 2千年前 한나라 사람들은 하늘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示’라는 글자는 ‘上’ 아래에 해달별을 세로로 세 획을 그.. 화상석이야기 2009.11.16
이세기 시인과 그 숲 아가 아가 그 숲에 가지마라 鬼神의 울음 무섭지 않니? 아가! 아가! 그 숲에 가지 마라! 뻐꾸기가 우는 거예요?! 귀신이 아니에요! 여우울음소리야! 호랑이야! 가지마라! 가지마라! 토끼가 우는 거예요! 약방아 찧는 토끼가 어젯밤 달에서 내려왔어요. 토끼는 벙어리야. 울 리가 없지... 토끼는 저 멀.. 시모음 2009.11.15
그해 겨울 그해 겨울 바다엔 배가 없었다. 모두 부두에 묶여 있었다. 방파제엔 사람이 없었다. 흰 이빨을 드러낸 상어가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빨강 燈臺는 촛불처럼 위태로웠다. 하늘엔 새가 없었다. 모두 주문진수협창고 양철지붕에 앉아 있었다. 두려운 눈으로 검정하늘을 바라보며 죽지를 부르르 떨기도 했.. 시모음 200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