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낙엽

양효성 2009. 11. 20. 09:14

비파로 나를 울린 그 손등에

砒霜을 발라다오

그리고 별이 질 때까지 잠시 네 손을

내 더운 입술에 맡겨다오

 

겨울나무 가지 사이로 비추는 달빛을 쓰다듬는 손길이여!

水晶같구나!

 

숲이 떠나는 것이냐?

네가 떠나는 것이냐?

발자국마다 낙엽 부서지는 소리도 없이...

 

고통을 느끼며 죽어가게 해다오

서서히

아주

서서히

 

너를 사랑한 긴 시간 그만큼

길게

그리고

그만큼

아프게

고통을 느끼며 죽어가게 해다오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동에 다녀와서  (0) 2009.11.21
청산별곡변주[1]  (0) 2009.11.20
편지  (0) 2009.11.20
이제 외로울 일밖에 없어  (0) 2009.11.20
이세기 시인과  (0) 2009.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