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산동에 다녀와서

양효성 2009. 11. 21. 21:03

나일江이 가로 누은 황허코우[黃河口]에는

수천년 쌓인 흙이 지평선을 만들고 있었다.

수천년 황사가 덮인 땅은 말라있었다.

황토색으로...

그 땅위에

도시가 서고

가로수가 자라고

황하는 그 위를 흐르고 있었다.

 

孔子는 잣나무 아래 누워서도

천년의 역사를 읊조리고

태산은 진시황제의 발자국을 구름에 실어 보내고도

의연히 발해만을 굽어보고 있었다.

 

지난[濟南]의 냇가에서 빨래하는 아낙의 방망이 소리

여울에 춤추고

찻집의 등불은 붉었다.

2천년전 戰國時代 달리는 말발굽소리에도

마시는 술잔에도 춤추는 陶俑이 있었다.

 

王羲之가 붓을 씻던 연못에는 서생도 연꽃도 없었지만

流觴曲水 蘭亭敍의 추억은 있었다.

春秋를 읊조리는 청둥오리는 둥지로 미끄러지고

연인의 密語는 오히려 가쁜 숨소리

鴛鴦橋위에 솜사탕을 만들고 있었다.

 

春節의 눈속에 오히려 더운 숨을 쉬는

수양버들 가지가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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