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圖畵紙에 꽃밭 만들기

양효성 2017. 8. 31. 08:57

     圖畵紙에 꽃밭 만들기

 

그냥...

겨울 날 혼자...

하얀 눈 위에

봄꽃을 그려보는 것인데

 

굳이 봄이 오지 않을지라도

눈발이 날릴 때에는

梅花라고

벚꽃이라고

가슴 뛰곤 한다.

 

눈 내리는 창틀에는

발자국이 없지만

입김을

-

불어놓고

발자국을 그려놓고

그대가 오는 것이라고

가슴 뛰곤 한다.

 

정말 봄이 오지 않을지라도...

 

* 올 봄은 가물어 우물이 마르고 여름엔 하늘이 까맣도록 비가 내리고 개울이 넘쳤다. 그리고 處暑가 지내자 冷害를 걱정할 만큼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이 분다. 어머니는 좋은 나라를 보고 싶다며 千坪의 밭을 남겼는데 잡초 무성한 그 밭에 芙蓉꽃이 피었다. 밝고 불그스레한...’ 에는 어머니의 눈시울이 있다. 20178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는 아침... 한 이랑의 두둑에 갓-쪽파--배추의 싹이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