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으로 보는 베를린촛불시위와 경찰...
2016년 초겨울이라고 하자...베를린에 잠시 다녀왔다. 봄비 같은 밤비가 눈이 되지 못하고 가습기의 수증기처럼 흐르는데...거리에는 때 이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야시장이 열리고... 알록달록 청등홍등 방울등불이 물먹은 이슬처럼 반짝이는데...독일사람...미국사람...루마니아 사람...여행객들이 잠 못 이루는 토요일 밤...
한국사람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었다. 그 숫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부모들은 어린아이를 안고 있었다. 이 시간에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은 빤한 일이고...
‘...이 아이는 다시 이렇게 길거리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
울먹이는 어린 아버지의 다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곳이 베를린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독일 경찰은 거리를 차단하고 이 이 행진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것...그리고 베를린 시민들도... 운전자도...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시위대가 지나가도록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그 거리는 이를테면 종로같은 베를린 중심거리로 보였는데... 이른바 100번-200번 버스가 지나는 브란덴부르크문이 바라보이는 훔볼트대학교 -박물관 섬을 지나는 운터 덴 린덴의 대로였는데... 그 길을 앞선 경찰은 오토바이로 도로를 통제하고 뒤 따르는 경찰은 좌우를 살피며 말이 없었다.
한참동안 이 행렬을 주시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 시대이기도 하고 부모세대이기도 했을 때
‘ ...1967년 7월 8일 동백림 사건’이라는 것이 발표되었다.
우리 부모의 자녀세대이기도 하고 우리 세대이기도 하고 또 우리 손주세대이기도 한...
‘2016년 겨울의 촛불...’
1989년에 동백림은 이미 사라지고... 지금 30년이 가까워 온다.
한국말도 모르는 베를린경찰이 베를린 도로를 막고 한국인의 시위를 지켜주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 까닭을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 말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民主主義(민주주의)를 위하여...’
<*>
교차로에서 베를린 경찰이 오토바이로 네 방향의 차로를 봉쇄하고 있다.
이 사진에는 비에 젖은 트램의 선로와 기다리는 전차의 불빛이 흐릿하게 보인다.
이들은 말없이 시위가 끝나기를 길위에서 기다리고 있다.
'民主主義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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