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詩人에게 보내는 年賀狀 - 波瀾많은 壬辰年이 저물어 가고 길고 긴 편지로 年賀狀을 쓰던 완당의 歲寒이 새삼스러워지는 오늘...白雪에 갇히고야 사람이 그립고 세월이 그립고...달력을 거꾸로 펼치면서 지난날들을 되새김질도 하고...겨울나무에 여름잎을 색칠해보기도 하고...벽시계는 새벽이기도 하고 한낮이기도 하고...엎치락뒤치락 세월은 맴돌고 그러다가 문득 봄이 온다면 들판의 찬바람을 맞으며 쑥을 캐고 냉이를 다듬는 그런 꿈을 꾸어보리...네가 함께 있어주었더라면 이런 잡글을 내가 쓰지 않았을 것을...먼 곳에서 그리운 것이 對面보다 더 절실한 그런.... 懷年의 밤.
새해에 나날이 즐거운 삶이기를 빌면서...
梧洞村에 눈이 내려
하염없이 눈이 내려
아이들은 다섯이나 눈사람을 굴리고
北國의 겨울이
하마-
이런가 싶은데...
도리깨질에 이겨진 콩깍지를 헤집으며
-이콩깍지는깐콩깍지냐안깐콩깍지냐...
도란 도란 도란 도란...
벽난로에 강참나무 이글거리면
아이들은 탈무드를 읽고
할배는 春秋를 뒤적인다.
梧洞村에 눈내리는 밤이면
달도 뜨지 않고
개도 짖지 않아
낮이나 밤이나
하마 灰色의 北國이 그러려니 싶은데
아이들은 하냥 웃고 또 웃고
맑은 눈동자
2012년 壬辰年 겨울이 가면
2013년 癸巳年 봄이 온다는데...
뽀드득-뽀드득
발 발 발자국
뽀드득-뽀드득
하얀 눈길에
발 발 발자국
하얀 발자국
삐뚤 빼뚤 발자국
고양이 한 쌍
껑충 껑충 발자국
고라니 가족
산도 들도 새하얀
시골 논둑길
눈속에서 모이 찾던
까투리 장끼
파란 하늘 가르고
함께 나르네.
하얀 들판 가르고
함께 나르네..
그랬을까 싶다.
아이들이 눈사람을 굴리는 걸 보면서
太初에
하느님이 아담을 創造했을 때
그랬을까 싶다.
솔잎을 따서 눈썹을 만드는걸 보면서
그 눈썹을 닮은
동생이 태어나길
바라는가 싶다.
하얀 눈속에
흰둥이도 하얗게
컹 컹 컹
반가워 소리만 들리는데
하늘에서 精靈처럼
하얀 눈이 내리고
아이들이 눈사람을 굴리는 걸 보면서
太初에
하느님이 아담을 創造했을 때
하마
그랬을까 싶다.
201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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