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깽이의 시골집[1]
제가 다섯 살이라는 것은 아시지요?! 엄마가 두 달간 공부하러 가셔서 저는 지금 시골 외할머니 댁에 와있어요. 두 살짜리 동생을 돌보며(?) 위례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유치원자랑은 다음에 할게요...매일 선행을 하면 엄마는 그만큼 선물을 사 오신댔어요. 그렇지만 전 지금 선물보다 엄마가 보고 싶어요. 선행을 하는 만큼 엄마가 빨리 오실거리고 믿거든요.
오늘은 할머니가 고추 따시는 걸 도와드렸어요. 바구니에 가득 담긴 빨간 고추는 벌써 골랐고요- 풋고추는 식초에 담가 매운맛을 뺀 뒤에 간장에 담가둘 거예요. 참! 저는 우리 유치원에 다니면서 매운 것도 먹을 수 있어요. 유치원에는 고추밭도 있고 또 고추 따는 시간도 있어요. 고추를 고르는 건 정말 재미있어요.
고추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동생은 저 혼자 심심했던가 봐요. 할아버지가 몰래 찍은 사진 웃기잖아요? 엄마가 독일에서 이 사진을 보시면 정말 즐거우시겠죠?
밭일을 하시고 새까맣게 그을린 할아버지가 맥주를 들고 계시면 걱정스러워요 ... 맨날 맨날 맥주를 드시면 건강에 안 좋잖아요?! ... 이제는 파리도 모기도 안 무섭지만 할아버지가 오래 오래 사셨으면 해요...친구들 안녕! <*>
저기도 고추가 있잖아요!
할머니의 시골집은 아직 덜 지어졌어요.
할머니가 김을 매시는 동안 저는 동생을 돌보아요.
동생을 부엌에 앉혀놓고...
저는 고추를 다듬어요.
부엌에 갇힌 동생은 심심했던가봐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고추를 모두 골라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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