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의 봄
순천만에는 겨울이 남아있었다.
갈대가 잎을 피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머리만 내놓고 갈대숲을 걷고 있었다.
말없이 걷고 있었다.
아마- 갈대가 말을 걸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람에 갈대 잎이 부서지며
솨아- 휘파람소리를 냈다.
사람들도
솨아- 감탄사로 짧게 응답하곤 했다.
순천만에는 겨울이 남아있었다.
구름이 해를 가린 탓이었을 것이다.
철새는 멀리서 날고 있었다.
내 사랑도
갈대처럼 무성했던
갈대숲이 뭇 罪惡을 가려주었던 그 사랑도
지금쯤 멀리서 날고 있을 것이다.
정오무렵 순천에 닿았다. 흥덕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순천문학관에 들리려는데 갯바람이 찼다. 순천만 생태박물관에는 신기한 새와 갯벌속의 지렁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는 순천의 노작가는 11월과 12월의 열물 열한물...등등이 노을을 담기에 좋다고 했다. 갯바람에 흰머리를 날리며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눈빛에 인내가 서려있었다. 갈대숲을 지나 보상차밭에서 잠시 차 한 잔으로 꽃샘바람을 달래고 갯마을식당에서 요기를 했다. 그리고 다비치콘도에서 득량만을 안고 잠이 들었다. 바다 건너 소록도의 불빛이 봄밤을 설레게 했지만 꿈도 꾸지 않고 달게 잠이 들었다. <*2011.3.6>
사람들은 갈대가 되어 걷고 있었는데...
갯물은 들명날명 마을을 들락거리고 쪽배 한 척...
갯벌탐사선은 ...
한 시간 간격으로 운항하지만 초만원에 그리고 물때를 보아 휴항하기도 하고...
사대강 사업을 이곳에서도 한다면 이 개흙은?
대나무가 남도를 알리고 사철 푸르다지만
바위틈의 조록싸리, 옴나무 그리고 물오리나무 사방오리나무 가지에는 물이 올라있었다.
갈대의 융단...
갯벌과 靑山
갯골따라 서서히 물이 들어오는 저녁...
방석을 깔아 놓은듯- 열대의 수련잎을 다시 보는듯...
오늘의 일몰은 6시40분이라는데...
노작가는 아무래도 오늘은 삼각대를 접을 것 같다.
하늘과 바다와 갈대와...
순천 동명초등학교에 다니는 삼남매는 아버지와 일요나들이 - 생태공부에 한창이다.
어선은 이제 낡아 정원의 추억이 되고-
갈대열차는 상류로 떠난다.
철새는 어디로 날아가는가...순처만의 추억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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