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裏面紙에 쓰는 크리스마스카드

양효성 2010. 12. 24. 23:35

 

 

                     裏面紙에 쓰는 크리스마스카드

 

 

 

나라를 버리고

常夏의 나라로 떠난 親舊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노니

눈이 내리지 않는 그 나라의 聖誕節은 어떤지?

 

예수의 마지막 날 골고다에도

예수의 태어난 날 베들레헴에도

한얀 눈이 내렸을까?

 

차마 울지 못한 피울음

가슴에 얼어 붉은 성에로 서렸을까?

 

聖靈으로 貪慾을 洗禮받은 무리들아!

어린 羊은 스스로 地平線을 넘지 않는데

鐵條網은 왜 둘렀는가?

 

宗敎의 이름으로 宗敎를 탄압하고

愛國의 이름으로 戰場에 숨진 젊은이들

博愛의 이름으로 奴隸를 만들고

自由의 이름만큼 늘어난 監獄들

自身의 무덤을 스스로 파고

한 발의 銃聲으로 구덩이에 굴러 박힌 殉敎者들

 

올여름 유난히 비가 내리고

겨울엔 산 짐승을 언 땅에 묻는다.

겨울이 추운 건 당연한 말이지만

‘평화를 지키는 건 인내가 아니’라는 말을 忍耐하기엔

겨울이 너무나 길어...

人間의 이름으로 祈禱하기엔 너무 懦弱하다.

 

눈이 내리지 않는 常夏의 나라로 떠난 친구야!

裏面紙에 편지를 쓰다가...쓰다가...

크리스마스카드에 하얀 눈을 담아 보내면

그 나라에선 검은 얼룩으로 받아보려나?

 

나라를 버리고

住所도 남기지 않은 채

常夏의 나라로 떠난 사람아!

 

                                                                                    <2010.聖誕前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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