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흙 1 그리고 ...

양효성 2011. 2. 9. 19:28

 

          흙 1

 

흙은 빗물에 몸을 씻는다.

겨울이면 솜이불을 덮고

파란 하늘의 별을 본다.

눈 속에 싹을 틔워 茶를 끓이고

봄이면 꽃밭을 만든다.

흙은 이슬에 몸을 씻고

서리로 더위를 달랜다.

가을이면 단풍이불을 덮고 달을 본다.

 

흙은 꽃으로 웃는다.

흙은 풀을 기르고

바람이 불 때면

흔들리는 풀잎이 전해주는

山의 이야기를 노래한다.

 

                      * 2011년 2월7일 고향친구를 만나러 서울로 갔다. 전철에서 시골로 갈 꿈을 꾸고 졸다가 이런 낙서를 했다.

 

 

           흙 2

 

언젠가

너는 불이었다.

용암이 끓듯 더운 가슴은

식어 그리고 식어

바위가 되다.

世上에는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어

바위는

모래가 되고

흙이 되다.

 

내가 너를 한움큼

가슴에 안으면 

내 體溫으로 다시

너는

불이 될 수 있으련?

 

                  * 이 겨울 많은 사람이 내 곁을 떠나갔다. 이 겨울이 몹시도 추웠기 때문일까? 그래도 땅속은 여기보다는 따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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