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고려저수지 1-2

양효성 2010. 10. 7. 23:54

 

 

 

                             고려저수지 1

 

강화군 내가면 고려저수지

그림자를 띄워 놓고

낚시를 던진다.

 

그림자는

바늘을 물지 않는다.

 

이리저리 虛空을 휘저어

그림자를 지우고

나를 지워도

나는

지워지지 않는다.

 

새봄 초파일

잉어가 낚시바늘을 물거든

蓮꽃을 보았느냐고

물어야 하련!

 

                             고려저수지 2

 

湖水에 바람이

山을 실어다 준다.

 

바람이 불면

물주름에 山이 떤다.

 

그러면 山川草木도 떤다는 것을 안다.

 

갈대가 둑을 따라 銀빛으로 나붓기면

가을이라는 것

夕陽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湖水를 남겨두고

山을 들고 일어선다.

 

쪽방에 깃펜처럼 歲月을 잊은 갈대-

그 갈대와

저수지 둑의 가을 갈대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

 

 

 

 

 

 

* 고려는 1232년부터 1270년까지 38년간 몽고군과 싸우며 이 섬을 수도로 삼았었다. 백성들은 이 저수지의 물로 벼를 길러 연명했을까?

2010년10월5일에 그런 생각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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