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저수지 1
강화군 내가면 고려저수지
내
그림자를 띄워 놓고
낚시를 던진다.
그림자는
바늘을 물지 않는다.
이리저리 虛空을 휘저어
그림자를 지우고
나를 지워도
나는
지워지지 않는다.
새봄 초파일
잉어가 낚시바늘을 물거든
蓮꽃을 보았느냐고
물어야 하련!
고려저수지 2
湖水에 바람이
山을 실어다 준다.
바람이 불면
물주름에 山이 떤다.
그러면 山川草木도 떤다는 것을 안다.
갈대가 둑을 따라 銀빛으로 나붓기면
가을이라는 것
곧
夕陽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湖水를 남겨두고
山을 들고 일어선다.
쪽방에 깃펜처럼 歲月을 잊은 갈대-
그 갈대와
저수지 둑의 가을 갈대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
* 고려는 1232년부터 1270년까지 38년간 몽고군과 싸우며 이 섬을 수도로 삼았었다. 백성들은 이 저수지의 물로 벼를 길러 연명했을까?
2010년10월5일에 그런 생각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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