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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해수욕장-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

양효성 2010. 8. 4. 09:48

 

 

        국제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해수욕장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

 

지구상에 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해수욕장은 어디일까? 중국 어린 친구가 일주일 집에 다녀갔다. 12시에 비행기에서 내린다고 하니 점심은 기내에서 했을 것이고 더위를 식힐 마땅한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한다? 급히 메일을 보냈다.

 

‘수영복을 입고 오렴!’

비행기는 정시에 내렸고 ‘을왕리해수욕장’ - 네비게이션에는 8Km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지체-정체라는 글자도 없이 이내 해수욕장에 다다랐다. 바람이 불고 물결이 제법 거셌지만 동해에 비하랴? 경인지방의 하수가 이 바다로 흘러들고, 만석동 바다를 ‘똥바다’라고 불렀으니 이 흐린 물에 몸을 담그고 싶었겠는가? 그러나 그것은 바다의 힘을 너무 몰랐던 소아병적인 생각이 아니었을까? 타이랜드의 푸트라자야자나 함부르그 항구의 물빛이 모두 흑맥주같은 어두운 갈색을 띄고 황토와 개흙을 품고 있는 것을 보면 물의 德性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간지스강에 가보면 그 더러운 물에 기꺼이 알몸을 맡긴다고들 하지 않는가? 머드팩도 하는 세상에...

 

그러기에는 이 바닷물은 더 이상 불결하지 않다.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보니 공용주차장은 조금 멀리 있다.

‘여기 세우시면 안 되는데요!’

‘왜- 나는 여기가 좋은데-’

‘식당 주차장이잖아요?!’

‘그래요?!- 제일 싼 밥이 얼마인데?’

‘회덮밥은 1만원이고...’

‘음- 알았어요-’

차를 세우고 보니 탈의실이 문제고 여권에 全財産을 맡기기에는 너무 불안하다.

해외에 나가면 가진 돈은 당연히 전 재산일 뿐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다.

‘저 할머니에게 말씀하시면 다 되요!’

그 할머니에게 5천원을 드리고 옷을 맡기고 2천원 씩에 샤워를 하기로 하고...

 

 

북경소년은 갈매기가 신기하다

 

완만한 경사와 수평선이 맞주 닿은듯 해변은 아늑하다

 

때마침 일어난 물결이 오히려 즐거운-바람부는 날!

 

해변에는 제법 숙박시설이 늘아나고...

 

갯벌에서 파도는 물장난을 하고...

 

갯벌 탐사도 이곳만의 또 다른 재미...

 

노을을 기다리는 소녀는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는-물에 풍덩!

 

 

 

인천에 산지 30년 만에 이 해수욕장에 처음 몸을 담그고...아니 얼마만의 바닷물이냐?

그리고 말로만 듣던 을왕리 해수욕장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서해는 완만한 경사와 고운 모래와 낙조가 일품이다.

북경이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말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실크로드의 윗길 - 초원의 길에서 남하한 칭기스칸이 중창한 옛 燕나라의 서울인 북경은 물이 귀하다. 중국소년은 갈매기를 매우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천진 부근에 바다가 있기는 하지만 이 조용한 해변이 너무 마음에 들었나보다.

 

바람 불어 알맞게 파도가 일어난 그 물결이 오히려 좋았던 7월23일의 을왕리!

샤워를 마치고 중국친구는 칼국수를 해물칼국수를<‘海鮮刀削麵’이라고 일러주었는데 - 맞는 말인지?!> 나는 회덮밥을 먹었다.

지구상에 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해수욕장은 어디일까? 기네스북에는 이런 것도 올라있는지?! 인근에 ‘카페오라’라는 落照 커피숍이 名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