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이름을 모르네
나는 그 이름을 모르네
그는 내 이름을 모르네
장마 한 숨 멎은 휴게소에
울리는 애절한 가락
심장병 아이 돕는 노래
비를 내려놓은 흰 구름 아래서
눈부신 아침 햇살 아래서
그는 숨을 쉬고 있었네
나도 숨을 쉬고 있었네
할딱이는 어린이를 우는 노래
매미도 숨죽인
뙤약볕 아래서
오직 홀로
부르는 노래
나는 그 이름을 모르네
그는 내 이름을 모르네
내게 노래를 불러 주고 있었네..
나 홀로 듣고 있었네...
먼 길을 가다 말고...
나는 이 가수의 이름을 보른다. 그도 내 이름을 모른다.
그는 나에게 노래를 불러 주었고 나는 그 노래를 들었다.
심장병 어린이를 생각하면서...또 내 처지를 생각하면서...
2010년7월 어느 날 시골집을 측량하러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젊은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그 노래를 들었다. 아침에는 목이 트이지 않을 텐데 간절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그네들은 귀만 열어놓고 그 앞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도 좋으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을 몇 장 찍었더니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느냐고 물었다. 얼핏 ‘낭만에 대하여!’라고 했더니, 잊어버린 것에 대하여 애절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테이프 한 갑을 샀다. 다시 차에 몰면서 그 테이프를 뜯지 않았다. 제목을 모르는 그의 노래가 귓가에 어려 있었기에...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와 그 손풍금을 돌리던 뉴렌베르그 거리의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심장병어린이들이 고른 숨을 쉬기를 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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