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계나루 강변횟집-
공기처럼 단 남한강 밥상, 올뱅이국-쏘가리탕[1]
2005년 10월11일 세종로의 도로원표에서 걷기 시작해서 죽령을 넘어 부산에서 배를 타고 대마도를 거쳐 돌아온 것이 12월14일이니 모두 65일로 단순 계산하면 거의 200끼니를 외식한 셈이다.
그 밥그릇 속에 어찌 색다른 맛이 없겠는가?
15일 째인 10월 25일 아침을 목계나루 강변횟집에서 올뱅이국을 먹었다.
오른쪽은 강변- 마당 건너 신경림의 목계나루 詩碑 - 바람은 시원하고 공기는 달고 菜田의 푸성귀는 푸르다.
이런 아침은 도연명의 歸去來辭를 떠올리게 한다. 늦가을의 아침햇살도 다사로운데
물병 옆에 이상한 깡통도 보이는데 입을 벌리고 있다(?).
그 전날 저녁 이 마을에서 자란 元祖(원조) 스쿠버다이버(?)박진씨를 만났는데 ... .
“여름이면 사람도 여럿 구했어요! 저기 얕은 데는 5-6m 깊은 데는 한때 25m였는데 지금은 하상에 퇴적물이 쌓여 15m 정도지요...”
이 강물에 온갖 물고기가 살고 있고 ‘올뱅이’도 자란다.
“내일은 강변에서 뗏목을 만들고 새끼줄을 꼬니까 구경하시고 축제에 꼭 와요! ”
이튿날 개운하게 일어났다. 아침 산보 겸 강변을 어슬렁거리다 강둑으로 올라와 강변횟집에서 올뱅이국을 먹었는데 서해안에서 고동이 양수리의 올갱이, 흔암리의 베틀조개가 여기서는 올뱅이로 발음된다.
돌아와 백과 사전을 찾아보니 다슬기다. 경남에서는 고둥, 경북에서는 고디,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강원도에서는 꼴팽이,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등등으로 불린다고 하는데 특히 충청지역에서는 올갱이국이 유명해서 괴산에서는 축제가 열리는 모양이다.
다슬기(Semisulcospira libertina)는 다슬기과의 연체동물로 물이 깊고 물살이 센 강의 바위 틈에 무리지어 서식하는데 껍데기는 높이 약 30㎜, 지름 약 12㎜가 보통이며, 큰 것은 높이가 60㎜에 달하는 것도 있다는데 손톱만하다는 편이 알기 쉽겠다. 난태생으로 암수딴몸이며 폐흡충(肺吸蟲)의 제1중간숙주로 폐흡충은 사람·개·고양이 등이 최종숙주라니 겁이 나는데 푹 삶으니 어쩔라고?!
어쨌든 한 장의 사진이 웅변으로 보여주겠지만 그 아침은 정말 깔끔했다.
‘아욱이 검은 것은 국산이고 파랗게 그대로 있으면 중국산’이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길가에 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마당에는 자갈을 깔았는데 소박한 평상도 있다. 평상에 앉아 보면 채전에 온갖 채소들이 단정하게 심어져 있는데 가지는 어른 키만 하다. 가지가 나무에서 열린다? 마치 집에 돌아온 陶淵明이 아침상을 받는 기분이다.
목계나루 국도변에 강변횟집이라는 산판이 보인다.
충주 가는 길에 다시 강변에서 박진 씨를 만났는데 자갈밭 한 가운데 끓고 있는 잡어매운탕을 떠 주면서 소주를 권한다.
“이건 식으면 맛이 없어! 한번 먹어본 사람은 바다고기 안 먹지! 담백한 맛이라니...그리고 저 성황당은 꼭 찍어야 해! 원래 저 다리 옆에 있었는데 길을 넓히면서...”
이런 인연으로 뒷걸음질을 쳐 때마침 응원 차 나를 찾아온 치과의사 Y와 사흘 뒤 이 강변식당을 다시 찾아 드디어 쏘가리 매운탕을 맛보았다.
그 맛은?
“...................”
그냥! 돈이 아깝지 않다라고 해두자.
이 강변에서 축제준비가 한참이고...박진씨를 여기서 만났는데...횟집의 정원인 셈이다.
자갈 깔린 마당의 왼쪽에 장독대...
그 옆이 채마밭인데....그러니까 모두 자연산 수공업이다.
주인은 황쏘가리를 보물 다루듯 - 그리스의 아프로디테 물에서 건져올리는데...
가까이서 보니...
이 비석이 강변횟집 안내판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그 옆에 나루터 유래비가 있다.
산책은 이 시 앞에서 - 디저트라면 외람스런 말이지만 ... 시를 안주삼아 풍월을 즐길만 한...<*>
강면횟집의 명함은 지금 없다. 사진에 보이는 ‘목계나루터’라는 거대한 비석이 보이면 이곳이 바로 강변횟집이고 마당이 바로 남한강의 둑이다. 그리고 강바람에 신경림의 절창 ‘목계나루’라는 시비가 있으니 이 아니 횡재인가? 인근에 잘 곳은 목계나루텔이라는 핑크 무드의 깔끔한 모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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