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석이야기

머리말-한나라 돌그림(화상석) 전시회

양효성 2009. 11. 9. 08:18

2009년 12월15일(火) 인천 한중문화관에서 화상석 전시회 열립니다.

2천년 전의 사람사는 모습 모두 모두 보러오세요!!

 

 

 

急就章 - 文字와 影像展에 붙임

An Ideogram & Reflection

 

人間은 어머니의 품에서 비로소 세상을 본다. 어머니의 냄새를 맡고 어머니의 젖꼭지를 물고 볼을 더듬고 자장가를 듣고 옹알이를 하고 창문으로 흘러드는 햇살의 너울에 흔들리면서 세상을 알게 된다. 이 최초의 五官의 열림은 얼마나 눈부신가?

 

그리고 言語를 익히면서 관념의 우주에서 헤매기 시작한다. 인류의 역사가 축적한 시간과 공간과 문화의 분량은 尨大하다. 관념의 기호로 익힌 그 尨大한 우주에서 실체를 붙들지 못한 개인은 방황하기 일쑤다. 개념이 현실로 나타날 때 비로소 인간은 독립된 인격으로 자립할 수가 있다.

 

그 언어기표 - 우리를 헤매게 한 글자는 몇 개나 될까? 우선 중국인들은 어린이들에게 지난 1천5백년간 1,000자를 가르쳐 왔는데 그것이 千字文이다. 그러나 그 5백년 前 BC30년 바이블이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1,677자의 急就章이 있었다. 세계 최초의 완정한 형태로 남아있는 이 급취장 - 속성한자라고 번역할만한 이 책의 저자는 漢나라에서 벼슬을 한 史游라는 분이었다. 이 책은 당시 베스트셀러이자 필독서였다. 여기에는 의식주를 비롯하여 약초와 채소와 오곡육축 인체와 수레 등 인간과 생활에 필요한 기호의 진수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그 시대 사람들의 의미기호가 지시하는 대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러나 그 글자가 지시하는 대상들은 저 멀리 2천년 전에 이미 사라져버렸다. 우리는 이후 想像이라는 괴물을 통해 그 지시 대상을 그려보거나 아예 무시해버렸다. 그러다가 갑골문이 전설을 역사로 만들었듯이 이 기호가 지시하는 사물이 화상석을 통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

 

漢나라 때, 그러니까 2千年 전에 어느 화가가 ‘해, 달, 나무, 말, 시루, 북, 창, 칼, 줄타기...’ 이런 의미기호들을 그림으로 그려 돌에 새겨놓음으로써 과거를 현실로 만들어 주었다. 여기에는 한나라 사람의 식당과 실크로드로 유명한 옷을 짜는 베틀과 곡예 등 온갖 생활-민속체험의 마당이 된다. 이로써 다초점안경을 끼워야하는 우리의 의식이 비로소 그 안경을 벗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전부는 아니지만 1,677자의 急就章을 들고 그 대상을 확인해낼 수 있는 최소의 공간은 마련한 셈이다. 그리고 까마득한 고구려 朱蒙이 本溪에 五女山城을 쌓고 집안[集安]에 나라를 세울 때와 아주 비슷한 이웃나라의 모습을 대비함으로써 주몽을 가까이 만나볼 수 있는 최초의 기회가 되었다.

 

漢 畵像石[relief stone sculpture of Han dynasty]이란 무엇인가? 벽화가 벽에 그린 그림이라면 畵像石은 문자 그대로 돌에 새긴 그림이다. 현대인들은 아파트의 벽에 무늬벽지를 바르거나 사진이나 그림을 장식한다. 漢나라 사람들은 사후에 저승에서 영생한다고 믿었던 듯하다. 당연히 사후의 집도 현실과 다름없이 꾸미면서 그 돌벽이나 문설주 등에 그림을 새겼는데 그 그림이 사진을 보듯 매우 사실적이다.

 

일반적으로 돌방무덤이나 돌로 지은 祠堂·돌널[石棺]의 벽 위에 새기는데 밑그림을 그리고 陰線刻·凹面刻·減底陽刻·淺浮彫·高浮彫·透彫 등의 기법으로 새기는데 지금은 색이 바랬지만 본래는 색칠을 한 것도 있다.

 

제재는 대부분 주인의 신분과 경력·생활을 표현한 것이고, 또 경서(經書)와 역사책에 나오는 이야기나 신선의 괴이한 이야기, 서응도(瑞應圖:임금의 仁政이 하늘에 감응되어 나타난 길한 조짐), 의식주와 놀이 및 마차, 건축의 장식 등 다양하여 역사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중국중요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석각은 지금 대략 중국 전역에 1만점 정도 보관되어 있는데, 河南, 四川, 湖北, 山東, 江蘇 북부, 安徽, 浙江, 陝西 북부, 山西 서북부의 무덤 안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여기 전시된 화상석은 공자의 고향인 산동성 곡부와 경계를 이루는 절강성 인접서주 주변에서 수집한 것으로 대략 50점 정도다.

 

문자로 세상을 보면 대상이 떠 뚜렷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기호와 그림과 역사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김용수 한중문화관장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2009년 초겨울 梁曉星 사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