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들꽃

양효성 2010. 3. 10. 10:07

 

 

들꽃

 

내 어린 날 무심코

들꽃을 꺾었지!

 

내 어느 날 무심코

그 자리에 피어난 들꽃을

다시 보았지!

 

惡夢에 시달리다

악!

소리를 지르고 깨어난 밤

흐린 달빛

안개 속에

가끔 산새 울고

幽靈의 숲이 흔들리다

문득 멈출 때

이슬에 젖은 그 꽃을

다시

보았지...

 

꽃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꽃이 나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 꽃이 나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산다. 너무 자주, 아니 까맣게 잊고 산다. 친구들을 만나면 그런 내가 부끄럽다. 오늘 아침 베란다의 시든 잎을 따 주었다. 마음이 상쾌하다. 나는 머릴 감지 않고 꽃이 이발을 했는데 내가 왜 상쾌할까?                                                         2006년5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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