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村의 詩 0006> 나태주의 행복 노래가 된 시...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시집 :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이 시에는 구체적인 것들이 등장한다. ‘...것들’이라는 표현이 낯설지만... 집... 사람... 노래... 그리고 (나) - 본문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그 주인은 분명 독자이자 (나)이다.
이 시를 통해 매일 무의미하게 요이불을 깔고 덮는 ‘그 집’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이 시를 가사로 노래로 만든 사람도 있다.
행복은 영어로 happiness인데 1.행복 2.만족 3.기쁨 4.행운...이런 해석이 붙어 있고 다음과 같이 활용된다니 한번 음미해보기 바란다.
- bring happiness 행복을 가져다주다...
- shortlived happiness 순간적인 행복...
- seek happiness 행복을 추구하다...
- desire happiness 행복을 바라다...
어원은 hap(우연)에 y(의)가 첨가되었다고 하는데, 그럼 행복은 필연이 아니라는 말인가?! 나의 집- 내가 그리워 하는 사람- 나의 노래 ... 그 모두가 우연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란 말인가?!
한자어의 행복은 뒤미쳐 잘못을 깨달아 ‘다행’이라는 論語의 ‘...丘也幸’에서부터 사랑하다(以色幸者多矣 史記) 그리고 ‘잠자리의 시중을 들다’를 거쳐 혜택. 은총.(軍亦有天幸 漢書), 즐기다(其後幸酒 漢書), 바라다(幸富貴 後漢書), 요행(民無幸生 荀子), 기뻐하다(獨自歡幸 史記), 임금의 행차(設壇場望幸 漢書), 다행하게도(幸來會飮 史記) ...등등의 뜻들이 생겨났으니... ‘복’ 생략하거니와 미루어 그 ‘의미의 변천과 언어의 사회적 약속‘을 유추할 뿐이다.
이야기가 엇나갔다.
충청도에서거는 누구나 이 시인의 풀꽃을 애송하고 그래서인지 공주에는 풀꽃 문학관도 있다.
교양인의 회식 자리에는 모두들 풀꽃을 암송하니 가히 ‘충청도민의 시인’이라 부를 만 하다.
풀꽃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나태주(羅泰柱) 는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시 〈대숲 아래서〉로 등단하였다. 공주사범학교를 거쳐 방송통신대학교 학사 이어서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그리고 여러 권의 시집을 펴냈다.
너도 그렇다 (2013.03.31/종려나무)
꽃을 보듯 너를 본다(2015. 06. 20/지혜)
죽기 전에 시 한 편 쓰고 싶다(2016.3.29/리오북스)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시 (2016.04.18/문화유람)
틀렸다 (2017.02.20/지혜)
기죽지 말고 살아 봐 (2017.02.24/푸른길)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2017.04.05/푸른길)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2018.02.05/밥북)
무엇보다 공주에 가면 이곳에 들러 봐야겠다.
공주풀꽃문학관
충남 공주시 봉황로 85-12.
www.gjlitera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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