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바위가 말하다.

양효성 2017. 12. 31. 15:32

         바위가 말하다.

 

이 호수에는

황룡이 살았다는데

아니

살고 있다는데

황룡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해가 들지 않는 이 호수에

단 한번

冬至의 노을에

햇살이 길게 뻗어

출렁이는 호수에서 춤추면

황룡은 꿈틀거리며

태양과 교미를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황룡을 보지 못하는 것은

눈이 내리기도 하고

저녁안개가 산에서 내려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산이 높아서 그렇기도 하고

숲이 어두워서 그렇기도 하고

그리고

이 이야기를 믿지 않아서 그렇다고도 한다.

 

황룡은 태양을 잉태해서

지구멸망의 날에

다시 태어날 지구를

기르고 있다 한다.

호수의 深淵에서...

 

秘密을 알고 있는 나는 말할 수 없다.

입을 여는 순간 나는 돌이 되도록 豫言되어 있다.

 

2017년 해는 저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