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단지를 보면... 하얼빈[哈厼滨] 의 물고기
솥단지를 보면 식구를 알 수 있다. 거느린 사람의 수 - 식솔(食率)이라는 말이 어울릴지?! 가마도 솥도 다 음식물을 끓이고 데우고 찌고 볶는...도구인데, 쇠로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크기로 말하면 제사나 잔치에 모이는 손님의 수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추측할 수 있다.... 중국의 박물관에서 보이는 네모난 청동기는 양이나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삶을 수 있을 것 같다. 임금님의 조상이나 식솔이 그만큼 많을 테니까...
온돌의 사촌 : 하얼빈에서 물고기 맛을 볼 기회가 있었다. 식당에 들어서자 눈에 뜨인 것은 온돌의 사촌 캉[炕]이었다. 입식 온돌이랄까? 연돌(煙突)이랄까? 암튼 내게는 뻬치카와 함께 겨울집의 꿈이기도 한데...그 캉에 앉아 마주 한 솥단지가 인상적이었다.
물고기 한 마리 : 우선 맥주 한 잔! 하얼빈 맥주는 북경에도 이름이 나있는데 버드와이저에게 팔렸다는 이야기고... 산동에서 나온다는 맥주[泰山啤酒]는 맛이 좋았는데 ... 물고기 옆에 그 병을 세워 놓았다. 내 눈에는 가마로 보이는 솥에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가 드러누웠다. 그 위에 육수를 붓는데... 한 양동이 쯤 되는 것 같았다. 그다음엔 끓이고... 국물을 조금 맛보는 식이었다. 건더기보다는... 다른 한 솥에는 감자-옥수수-완두콩 둥둥 야채를 삶다? 찌다? 볶다? 뭐...대체 그렇게 하고... 한 두 가지 요리를 곁들이고... 꽃빵이 올려졌다...
북경에서 1200Km : 대략 하얼빈까지는 서울부산 왕복하고 한 번 더 가는 정도인데...길은 잘 닦여 있었다. 만주벌판...이육사의 시(詩)에 나오는 ‘광야(曠野)’와 고주몽이나 소서노의 부여...특히 대조영의 발해를 연상하는 그런...평원(平原)이었는데... 북경에서 새벽 6시에 두 명의 드라이버가 교대 운전하며 그 다음날 새벽 1시에 호텔에 도착했으니 삼시세끼는 길에서 해결한 셈이었다.
입추의 달 아래 통주에서 정담하고
새벽달을 두르고 이슬을 밟는다.
북으로 천리길...
요하는 발해를 바라 흐르고
조선 사신 발길 잦던 안개속의 의무려산
그 옛날 숙신족 금(金)나라의 서울은 지금 하얼빈
세 강은 만년의 역사를 흐르고
들판은 시인을 품었고녀!
공자의 숲을 거닐고
송화강의 태양도에서 여름꽃을 본다.
원탁에는 검은 용을 닮은 커다란 물고기...
그 옛날 금(金)나라를 세운 ‘아구다’가 그립구나...
立秋談通州
路踏帶曉月
北程千里行
遼河望渤海
夢中醫巫麗
昔日金古都
今日哈厼濱
三河貫古今
原野包惠連
步步孔林園
漫漫太陽島
圓卓黑龍魚
但憶阿骨打
江北老子頭魚館 : 물론 간체자로 썼지만 대략 이 비슷하다. 頭는 ‘头’라고 쓴다. 전화는 87168855인데 ‘8’이 셋이나 들어갔으니 돈 좀 들인 전화번호일까? 문제는 솥이 크면 여럿이 즐긴 다는 뜻이니 ‘和合’이라는 말에도 식량이 풍부하여 ‘입’이 많다는 말과도 통하지 않을까? 만주인들의 풍속이랄까? 민속이랄까? 이렇게 큰 솥단지와 민족성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물고기 한 마리가 가마솥에 들어가고...
육수를 한 동이 붓고...
반 원형 온돌사촌 '캉'에 앉아...
물고기 국물을 맛보는데...
야채를 또 한 솥 삶고...
아이도 국물을 맛보고...
주식인 빵은 후식으로 밀려나고...
물고기는 송화강 뿐 아니라 삼천리 멀리...양자강에서도 올라오고....
이 사진을 확대해서.... 이집 이름이 '''강북노자두어관'이란 걸 알아냈는데...
풍구와 새집도 전시하고...
빙등제가 열린다는 하얼빈의 ... 강 건너 태양도엔 여름꽃이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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