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석이야기

[11]연회 이야기

양효성 2009. 12. 14. 20:42

전시가 내일로 다가왔다. 오페라하우스처럼 노래하고 즐기는 장소가 있었을까? 이 집은 적어도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안채는 아니다. 손님을 위해 기녀들이 노래하는 장면과 그들이 타고온듯한 말이 보인다.

 

 

 

 

앞의 그림이 거친 돌에 진지하지만 다소 서툴게 그려졌다면 이 그림은 매우 세련되었다. 4개의 지붕이 보이는데 모두 로마양식의 기둥에 받혀졌다. 중국 전통양식인 四合院을 닮았다. 비단으로 돈을 모은 것처럼 보이는 이 신식 저택은 가무로 온통 잔치분위기다. 지층은 마구간과 주방인데 살진 말이 매우 튼튼해 보인다. 그 아래 絃알을 뜯고 춤을 추는 여성이 보인다. 같은 모습이 왼 쪽 집에 그리고 오른쪽에는 주인을 향해 두 여인이 생황으로 보이는 관악기를 불고 있다. X자로 가로 지른 것은 계단일 것이고 문 옆에 두 사람이 좌우로 공양을 하고 있다. 지붕위로는 날개달린 羽人과 神獸가 이 집에 吉祥의 기운을 더 하고 있다. 마름모 연속무늬로 단정하게 틀을 끼워 그림에 화려함을 더한다.

원근과 입체감을 살렸는데 이 네 채의 집을 재배치하고 채색을 더해 조감하며 음악과 춤의 율동을 느낀다면 한결 그 옛날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중국여행중에 민속음악을 들을 때 이 그림이 오늘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할지도 모른다.

이 때의 노래인 古詩十九首 의 제 五首에 이런 노래가 나온다. 아마도 이런 집을 노래했는지도 모른다.

 

西北有高樓 서북에 높은 누각

上與浮雲齊 용마루 구름에 닿았는데

交疏結綺窗 돌아가며 아로새긴 비단 창문

阿閣三重階 둔덕의 3층 고루에

上有絃歌聲 거문고에 실린 노래

音響一何悲 그 어찌나 슬픈지...

誰能爲此曲 뉘 능히 이 곡조 지으리오.

無乃杞梁妻 아마도 기량의 처리라

清商隨風發 청상곡 바람 따라 퍼지다가

中曲正徘徊 허리에서 되돌아 흐르니

一彈再三歎 한 번 타고 세 번 탄식

慷慨有餘哀 사무치다 슬픔에 떠네.

不惜歌者苦 歌客의 괴로움이야 그렇다 해도

但傷知音稀 그 뜻 아는 이 없어 더 애닯구나.

願爲雙鴻鵠 비노니 한 쌍 기러기 되어

奮翅起高飛 날개 펼쳐 높이 날아볼거나

 

急就章에는 108 室 宅 廬 舍 樓 殿 堂 등의 집 이름이 나온다. 大門 내고 부엌에다 곡식창고를 짓고[249門戶 井 竃 廡 囷 京], 들보에 서까래 올려 기와 얹으면[250榱椽欂櫨瓦屋梁] 집이 된다. 測量해서 담틀 세우고, 진흙 칠해 담장[252)榦楨板栽度圜方, 111泥塗 堊墍 壁垣牆]을 쌓고, 벽돌을 구워 헛간과 곁채[253墼壘 廥 廄 庫 東箱]짓고, 변소는 깨끗이 해서[254屏廁 淸溷 糞土壤]거름을 만든다. 집안을 꾸미는 것은 천정을 해서 지붕의 먼지를 막고 커튼을 치고 또 바닥에 깔개를 했다[254承塵 戶㡘 絛 繢 總, 203蒲 蒻 藺 席 帳 帷 幢]. 너와와 재목은 곡구와 사구[238板柞所產谷口斜]에서 나온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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