晩秋旅行[3] 물안개는 피어 오르고...
높이 1,614m. 덕유산자락에서 우리는 눈을 떴어... 그 골짜기에는 겨울이 빨리 오는 듯 했어! 颯爽하다는 말이 있는데 老人에게는 쌀쌀하게 느껴졌지! 심양에 있을 때 밖은 零下26도인데 중국노인들이 ‘겨울은 좀 차야 제맛인데?!...쯧쯧...’ 그런 말을 했었지- 零下 30度는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지. 1度 1氣壓 風速10m의 차이가 나이와 環境과 處地에 따라 사람마다 모두 다른 것은 참 異常하지? 친구들과 함께하는 零下 10度와 홀로 구름 낀 날 零下10도는 매우 다르지! 深山幽谷에서 아침 북어국...
馬耳山 가는 길-아침을 마치고 우리는 또 다시 鎭安마을을 거쳐 馬耳山을 오르기로 했지...동국여지승람에는 마이산을 진산이라고 했다는데...정작 진안사람들에게 이 山은 어떤 의미일까? 매일 아침에 뜨는 해 저녁에 뜨는 달- 그 빛을 鎭安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우리가 티롤레서 하룻밤 잔 것하고 사시사철을 티롤에서 보내며 늘ㅇ가는 사람은 매우 다를 거야...
無盡藏[漢字로는 茂朱-鎭安-長水]의 아름다운 계곡을 파헤치며 스키족을 끌어들일 도로공사가 한창인 공사판을 돌다보니 갑자기 湖水가 나타나고 거기 천지창조의 순간처럼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지...잠시 다리 위에 차를 세웠지... 물안개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역광의 靑山- 그 暗靑色의 山그림자를 배경으로 김이 서리다가 마침내 噴水처럼 뿜어 올랐지...강과 산과 하늘이 어우러져 함께 숨쉬며 살아 오르는 느낌었지...氣라는 것이 있다면 이런 것일까?
돌아와 보니 이 호수는 용담호요, 나는 30번 도로의 용담대교에 잠시 머물렀던 모양이야?! 호수의 끝자락에 아파트가 한 채 보이고 그 뒤로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아침햇살을 받고 있었어...아침상을 차리는 아내와 出勤하는 남편 그리고 登校하는 아이들은 매일 그 봉우리를 우러러보겠지! 어느 고을의 校歌에 無等山...이 빠지지 않듯이 말이야! 승용차들이 지나가고 있었지- 진안고을에 들어서면서 마이산은 점점 더 가까이 내게 다가왔지...
이러는 사이 나는 친구들을 잃어버렸지... 두 대의 버스는 이미 주차장에 있는데... 부리나케 탑사를 찾아가는데... 그 돌탑이 그렇게 먼 줄을 처음 알았어...그 엉뚱한 노점상들을 헤치고 나서...호수를 지나 또 걸어야한다는 것을...이렇게 쉽게 망각의 길을 걷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어...歲月말고는 말이야...돌탑에 이르고 보니 마이산 봉우리만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지...
강태공이 세월을 낚았다면 이 사람은 세월을 쌓았다고 할까? 塔-스투파 말이야...나는 가끔 들판을 바라보며 탑을 생각해! 雲住寺의 臥佛처럼...줄을 맞춰 모내기를 한 논- 키를 맞춰 자라는 옥수수-논둑을 따라 자라는 메주콩-나란히 줄을 맞춘 식탁의 수저와 젓가락-煙道를 이어 하늘로 이어지는 굴뚝- 우리는 누었거나 일어섰거나 모두들 매일 塔을 쌓고 있지...
어디 밭뿐이겠어? 우리네 사람에겐 마음에도 밭이 있지?! 心田-그래서 그놈의 밭[思]에서 자라는 생각이라는 것이 사랑도 만들고 번뇌도 만드는 거야- 생각-文字라는 것이 正義를 만들고 그러면 不義가 생기고 善하면 惡이 뒤따르고...그래! 나도 文字의 바벨탑보다는 제주도의 돌담 쌓듯...마이산의 돌탑 쌓듯 무언의 돌을 信仰하는 편이 낳지 않을까 해! 고창이나 화순의 고인돌처럼...
중요한 건 친구들을 잃어버렸다는 거야! 나는 꼭 盲腸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때 집사람이 일정표를 꺼내 내가 운전해야할 곳을 알려주었는데 ‘아따! 그놈의 世塵橋...일주문에서 그렇게 멀리 塔寺가 있다니...’되돌아 오는 길이 너무 멀어 뛰면서 걸으면서 다시 뛰면서 주차장으로 돌아왔지- 그때 이런 전화가 본부에서 왔었지?
‘여기는 미션 임파서블! 여기는 미션 임파서블! 세월호는 안전한가? 반복한다....’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친구가 기억하면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구나!
내 車[사실은 마누라 차고 나는 고용된 운전수다]가 性能이 그렇게 좋은 줄을 몰랐다. 이번에는 네비라는 년이 시키는 대로 호남고속-서해안고속-아무튼 아무 생각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전라북도의 東端에서 육로가 끊어진 西端의 海岸線까지...<*>
입동의 하늘과 호수
물안개는 피어 오르고...
물주름에 안개는 떨면서...
산을 만든다
해살이 호수를 헤엄치고
멀리 대지를 비추더니
분수처럼 솟구치는 물안개...사랑이란 이런 은근함 그리고 열정...차가운 열정...
출근길의 마이산
GS정유도 현대자동차도...진안농협 앞 전진로에서 차창으로...
이제 마이산은 마을 중심에 우뚝 서고...
이 나라쯔께[奈良漬]를 사려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너무 멀었다...뛰다가-걷다가-차라리 산을 넘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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