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모음

만추여행[1] 물안개는 피어 오르고

양효성 2014. 11. 10. 11:55

 

               

             晩秋旅行[1] 물안개는 피어 오르고...

 

 

  S! - 지난 며칠 齒痛을 앓았지-처음에는 兆朕이 보이고 어김없이 부어오르기 시작하면 이미 진통제는 時限附일 뿐이지-

꼭 가야 하나?!’

 

  집에 있을 때는 아이들이 주말이면 오고 메주콩을 자르고 난 자리에 겨울이 기다리는 빈 밭- 땅을 갈아엎고- 두둑을 쌓고- 비닐을 씌우고, 밤이면 씨마늘을 까는 일이 기다리고 있지! 집 아이는 모처럼 와서는 이걸 꼭 이렇게 해야 되요?!’ 우리는 끝없이 마늘을 깐다. 그 사이 밭일이 몸에 익은 손녀는 안 그러면 시장에 가서 돈 주고 사야 되잖아?!’ 제 어미를 나무란다. 우리는 모두 웃는다.

 

  일요일 아이들이 떠나고 밤늦도록 한 20접 쯤 되나? 그 빈자리에 구멍을 뚫고 마늘을 넣고 또 흙을 뿌려주고 그런 반복을 2천번 쯤 하면 하루 이틀의 날이 어둑해진다. 다행스럽게 이웃의 도움으로 반나절의 틈이 생겨 병천시장에 가서 엔진 오일을 바꾸고 타이어를 점검하고 인사돌과 진통제를 사고 또 양파 모종을 구해다 한 움큼 쯤 심으면서 짬짬이 구들에 불을 지피며 어둠은 짙게 내렸었지...

 

  車窓의 서리를 닦아내고 안개를 걷어내며 木川 인터체인지에서 黃江을 향해 를 몰았지! 鎭痛劑를 입에 머금고 말이야! 黃江의 저 언저리를 신라군이 황산벌을 행해 진군하던 모습을 떠올려 보았어- 오래도록...

黃江에는 立冬을 알리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어. 인생이란 결국 追憶의 한 토막을 남기고 떠나는 것 아니겠어... 旅行이란 집을 버리고 낯익은 수저를 놓아두고 길 위에 서는 것 아니겠나?!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책이 있는데 그 길에 위에서 나는 누구인가(眞我)?를 물어보는 修道의 길 그런 것이 아닌가?

마침내 두 대의 버스가 도착하고 우리는 그런 황강의 초겨울 물안개 속에서 다시 만났지?!

 

 

  直旨寺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지... 浮雪居士偈頌이라는 ...目無所見無分別 耳聽無聲絶是非 分別是非都放下 但看心佛自歸依 ... 分別是非가 없는 것에 만한 것이 더 있겠는가? 순수한 友情, 愛情, 사랑... 모두 溫氣가 느껴지는 말들이지...直旨寺에는 한두번 들렸었지... 오래 전에 - 아마 黃嶽山이었지?! 그 절을 품은 ... 그 산자락은 정말 아늑한 느낌이었지...마치 어머니가 포대기에 아이를 품어준다는 그런 포근함. 나라를 세운지 18년이 되었지만 松都에서 千里나 먼 이곳에서 孤單했던 王建[918AD 建國]의 패잔병을 품어준 것도 이 산의 너그러움 아니었을까?!

 

  間歇的齒痛! 그리고 또 진통제... 평생 속이 쓰리다는 것은 아마 첫경험이었을 거야...C교수는 直旨人心見性成佛- 제 개성을 일찍 깨친 그리고 初志一貫한 사람이었지...오늘도 따스한 겨울빛 아래서 돌을 다듬은 石工의 마음을 읽고 있었지- 바로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라는 柱聯이 걸린 黃嶽樓옆에서...

 

  틈이 나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는 K와 호머와 로마인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냇가의 벤치에 잠시 숨을 돌렸지... 일다가 접어둔 국가는 왜 失敗하는가?’, ‘21세기 자본’, ‘한국자본주의-장하성’,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월든등등을 떠올리며 부끄러웠지...‘그래! 우리는 어차피 추억의 아름다운 한 자락을 안고 사는 것 아닌가? 역사의 起伏에서도 마찬가지지...거기 어떤 水平線같은 均一原理가 있을 수 있을까? 水平線도 사실은 曲線아니었던가? 그 한 자락을 우리는 펴보고 접어보고 穿鑿하고 그 연속성 또는 그 매듭을 찾아보려는 거야...누가 그 끝을 보았을까? 혹시 보았다고 해도 그 끝을 꼭 써야할 필요는 없는 거야! 過程을 간추려[整理] 보여줄 뿐이지...그 끝은 결국 그 글을 읽는 당사자의 몫이지?!

 

  * 사진을 몇 장은 올리고 싶은데 멋진 친구의 사진을 보는 것이 훨씬 좋겠네!!

  오랜만에 캐논100D를 다시 써보는데 8000픽셀이 넘어 올릴 수가 없구먼...옛날 삼성 카메라 몇 장을 그냥 기념으로...

사진용량을 줄이는 프로그램 다운 받는 정보도 기술도 내겐 요원하군...

 

 

 

 

 

 

최원희 감독 겸 촬영- 각본 최희남/ 제작-문인수/ 감독 겸 헌팅-이용욱/ 주연-!!!!! / 지금 동창회 카페에서 절찬 상영중!!

천상의 무대- 삼인의 무언극 '저! 지상의 아랫것들을 위하여!'

                     영화가 곧 시작될 예정이오니 관객들은 핸드폰을 잠시 진동으로 바꿔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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