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거리 굴비 정식 <토방>
미안한 말이지만 토종 굴비는 사라진지 오래다. 반사장은 우리가 전라도 홍보대사라고 부른 지 꽤 오래 되었다. 한동안 뜸했는데 서로 바빴지만 그 사이에도 국제적으로 그의 홍보업무는 중단이 없었나 보다.
내 취향을 고려해 문화의 거리에서 만나자고 한다. 말하자면 인사동 비슷한데, 도청-경찰서-원불교-중앙초등학교-전남여고가 이웃한 이 거리에는 기억할만한 것이 무등화방 정도였고 광복동 거리의 이상한 네온을 닮은 불빛은 오히려 옛 분위기를 많이 흐려놓았다. 빛고을이라서 그랬을까?
반사장은 이 거리가 ‘많이 죽었다’고 한다. 이제 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집은 거의 없다고 한다. 간단히 하자는 말에 굴비정식을 하는 이 골목의 ‘토방’에 들어선다.
싱싱한 조기매운탕의 탐스러운 하얀 살점은 입안에서 白玉이 녹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그 큼직한 조기는 씨가 말랐다. 그 조기를 말린 것이 굴비인데 당연히 굴비는 생조기에 비해 크기가 작을 터이다. 지금 굴비라는 것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전라도 갯벌에서 자라고 또 그 갯내음으로 말라 그 자리에서 갯바람과 함께 고추장에 찍어 맛보는 조기의 추억을 말해 무엇 하랴?
방은 아늑하다. 정갈한 그릇에 반찬은 감질나게 앙증맞다. 하기야-오직 굴비 한 점이면 되니까- 조기는 예상외로 ‘눅눅하다-추지다- 눅진눅진하다’ 등등의 형용사를 동원해도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한 번 두 번 씹으면 조기의 맛이 우러난다. 이런 요리 방법은 처음이다.
문화의 거리에 아직 불이 켜지지 않았는데 도청 부근이다.
밑반찬은 단촐하지만 전과 삼겹살까지 한정식을 겸하는 집의 체취가 있다
된장국이 특히 맛있다. 얼음을 넣은 찻물과 조기와 고추장
토방 현관에는 전라도답게 화초와 그림들이 아름답다
潘사장은 본래 조기를 보리에 묻어 말리면 다소 딱딱해지는데 구워내면 결따라 부서진다고 한다. 다소 딱딱한 그 살점을 밥을 물에 막아 먹으면서 오돌오돌 씹으면 ‘개미가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처음 듣는데 여기서는 감칠맛-독특한 맛이 있을 때 이 말을 쓴다고 한다.
마담은 맵시있게 모시적삼을 차려 입었다. 깔끔한 ‘전라도 여인’의 뒤태를 본다. 보성 녹차에 밥을 말아 먹는다. 한국에서 건너갔는지 역수입되었는지 부산 사람-일본 사람 들이 즐긴다고 한다. 潘사장의 ‘전라도 강연’을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
일인당 1,5000원
문화의 거리 동부주차장 옆
토방 ☎ 062-2269841/ 2229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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