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맛집

인천송도 ‘호구네 추어탕’

양효성 2010. 5. 2. 21:18

 

 

            인천송도 ‘호구네 추어탕’

 

 

빈곤으로 밥을 굶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입맛이 없다면 죄받을 소리지만 먹어도 기운이 없고 먹으려 해도 침이 고이질 않는다.

‘호구네 집’은 꽤 오래 전에 친지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형 내외가 인천에 오셨을 때 여기서 추어탕을 대접했는데 편안하게 한 끼를 즐기셨다. 한해 두해가 다르고 환절기를 지내는 것이 쉽지 않은 어느 흐린 봄날 여기 저기 박물관을 둘러보고 때늦은 점심을 하려는데 마땅한 집이 생각나지 않는다.

 

 

훅네 벽에는 미꾸라지 그림이 재미 있고 since 1992년의 간판이 재미롭다.   

 

 

그래서 다시 찾은 집이 이곳이다. 이름 그대로 호구네 집은 가정집이어서 유치원 다니는 딸아이의 피아노소리가 들리고 거실에서는 젊은 시어머니가 마늘을 까고 있다. 그래도 아늑한 방이 있어서 삼삼오오 바닥이 따스한 방에서는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유흥지가 되어버린 조용하던 송도는 이제 신도시를 바라보는 구도시가 되고 먹자거리도 점차 오래된 집을 찾는 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992년 개업이라는 숫자를 간판에 써넣은 이 집은 이제 곧 한 세대인 20년을 한 자리를 지킨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추어탕은 깔끔하다. 산초를 약간 뿌리고 신선한 돌나물과 김치도 맛이 있다. 꽃게탕도 한다고 한다.

편안하게 속을 다스리고 인근의 박물관이나 흥륜사에 들리기도 좋다. 일요일은 문을 닫는 것으로 아는데 요즘은 모르겠다.

 

 

따끈한 추어탕과 정갈한 쌀밥 - 묵은 김치도 맛이 있다.

 

무엇보다 가정정적인 분위기가  손님을 편안하게 한다.

유치원에 가는 꼬마는 방금 피아노를 치다가  거실로 나왔다.

좌우에 아늑힌 방들이 있다. 

 

 

 

장소 : 인천 연수구 동춘동 791번지

전화 : 032-832-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