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의 등불 그리고 나그네 밥상 - 엽돈재식당
지난 주말 음성의 명상마을에 다녀왔다. 문승진 국장이 반갑게 맞으며
“점심은 드셨습니까?”
“음-음- 그래!”
하고 보니 길가에서 들었다. 그러고 보니 ‘삼식이의 맛집’은 길에 나섰을 때 療飢하는 곳이 되고 말았다.
입장에서 진천 가는 34번도로의 내리막에 숯굽는 마을이 있다. 엽돈재식당은 이 길건너 마주 보고 있다.
주막은 바로 국밥집이었고 개화기 이래 자동차가 늘면서 기사식당이 되고 이것이 유행하다가 고속도로로 다시 휴게소가 유행하고 열차식당이 로망의 장소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기차에서 밥을 굶고 비행기나 KTX로 열차에서 굶고 맛집을 찾아나서는 세상이 되었다.
나아가 마이카족이 탄생하고 삼천만이 차를 갖게 되었을 때 나도 막차를 탔으니 이제 다시 길가의 식당 즉 기사식당의 추억을 더듬게 되었다. 그러나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ekl는 가든(?)이 유행할 뿐 ‘나홀로 식객’을 위한 식당은 없다. 외톨이로 길을 나서는 것도 서러운데 밥도 혼자 먹어야한다는 설움은 食口(!)를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입장에서 진천으로 넘어가는 34번 도로는 한적해서 좋다. 강은 없고 농사는 지어야하는 이곳에는 백곡 더 가면 초평 등등 유명한 저수지가 많다. 이런 저수지의 역사는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긴 역사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 저수지 가는데 큰 식당이더구만! - 참 그 앞에 숯을 굽고 있던데...”
“예! 예- 그 동네에 숯 굽는 데가 있습니다.”
엽돈재식당의 작명 유래는 모른다. 길 건너 당산나무가 아름답고 엄청난 양의 숯을 굽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돼지숯불구이가 이집의 자랑이고 번쩍번쩍한 차들이 막 늦은 점심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나는 그냥 갈비탕을 먹었는데 각 방송사들이 맛집으로 소개했으니 이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무슨 야채인지 - 그 야채가 아주 상큼했다. 그만큼 여주인의 인사성도 상큼했다.
모범음식점 엽돈재가든은 숯불돼지구이가 유명한다고 한다.
바깥 주인의 취미인지 잘 다듬어진 목재들이 눈에 뜨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연못이 바라보이는 이 정자에서 여름밤의 저녁은 정담이 있을듯 하다.
아까 길위의 식당이란 이야기를 했는데 대체 밥집은 골목식당 - 이런 이름도 생각해볼만하고 또 명승 유원지 식당 또는 전원식당, 호텔레스토랑[우리말로는 주막인데?!] 등등 위치에 따른 분류도 가능하겠다. 다만 요즘은 ‘가든’이 대세인데 이 집은 길 위에 있으면서 그런 이름이 딱 어울린다. 입구의 너럭바위 아담한 정자와 소나무 한 그루와 연못! 자갈이 깔린 주차장과 황토로 지은 주인댁! 뒤에는 놀이시설도 있으니 고기 먹고 산책하고 쉬기에는 안성맞춤[안성은 막 지나왔지만-]이다. 진천에 갈 때까지 뾰족한 식당을 못 찾았으니 이 집을 놓쳤으면 쫄딱 굶을 뻔 했다.
아무튼 주인덕에 황토방 구경하러 명상마을 가는 길에 황토식당에서 밥먹고 그 집안까지 구경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아무래도 숯굽는 마을 그 당산나무의 까치가 길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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