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의 강변 식당 - 북한강의 예나지나
북한강은 예나제나 변함이 없을까? 북한강 북쪽으로 경춘 철도가 지나고 남쪽으로 산을 뚫고 고속도로가 생겼다. 설악인터체인지에서 볼일 보고 서회장과 서울로 돌아오는 길-
“어디 소문난 먹을거리 있습니까?”
“-여기 저기 다 그렇지요-”
마지못해 촌로는 대답한다.
“한강변은 어떻습니까?”
“예! 거긴 음식점이 많지요!”
향토음식으로 주민의 사랑의 받는 집이 있기 마련인데 온 나라의 맛이 그저 그렇게 된 것은 유통의 발달과 산업화의 영향으로 통일지향 탓인지도 모른다.
구도로를 따라 달리니 청평호수가 나오고 와본지도 오래인데 별장촌이 즐비하다. 고개를 돌아 내쳐 가니 강이 드러난다. 점심이 한참 지난 나른한 오후- 황토칠을 한 아담한 밥집이 드러난다.
우리는 잡어찌개에 소주와 맥주 한 잔! 빈대떡을 붙여 놓고 각자 옛날로 돌아가고 있었다. 유화액자를 닮은 유리창에는 알맞게 강변이 담겨있다. 찻잔 받침 하기에 딱 좋은 나무토막에는 사랑낙서가 가득하다. 이 나무엽서를 창가에 켜켜이 쌓아 두었다. 한 장 한 장 읽고 덮어둔다. 상춘객들은 소곤거리고 요기를 하고 차를 마시고 또 돌아간다. 너와집을 닮은 내부는 의외로 아늑하고 널찍하다. 자연이 좋아 이곳에 들어온 주인 부부는 금슬이 좋다. 마당에는 닭이 노닐고 솟은 전나무 아래서 밤이면 노래파티도 하는 모양이다.
유화액자를 닮은 유리창에는 알맞게 강변이 담겨있다.
밥을 먹고 뜨락을 거닐며 강을 볼까했는데 사대강 사업이 여기서도 벌어지는 것일까? 아무튼 그 옛날의 잣나무 바람을 쐬며 한 두어시간 보내기에는 제격이었다.
예나지나 : 경기도 가평군청평면삼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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