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맛집

인천종합어시장 충청도집

양효성 2010. 4. 3. 08:05

인천종합어시장 충청도집

 

회가 맛이 드는 철인가? 입맛이 돌아오는 철인가? 아직은 쌀쌀한 바닷바람도 좀 쐬고...인천종합어시장의 충청도집은 30년 만에 겨우 찾은 집이라고 해야 하나?

생선을 낚아 올리고 숨을 죽이고 껍질을 벗기고 저며서 날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이런 요리는 낯선 나라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신기할 것이다. 그러나 그 맛에 길들이면 먼 길도 지갑도 두렵지 않은 것이 맛쟁이들의 입맛인지 모른다. 삼천포에서는 벌써 30년 전 일본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와서 회만 먹고 돌아가는 것을 내 눈으로 본 일이 있었다.

 

어시장 한 가운데 충청도회집이 있다.

 

집에서 세 끼를 먹는 ‘삼식이’가 어찌 맛을 알리오! 이 글은 ‘삼식이의 맛집’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이다. 아무튼 회는 ‘싱싱한 것’이 생명 아닌가? 시내에 싸고 싱싱한 마땅한 횟집도 또 어시장에 아파트처럼 밀집한 회센타나 월미도 관광거리에 한 줄로 늘어선 횟집에서나 내 입맛을 찾는 것은 정말 혼란스럽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대부분 거기서 거기다. 바닷가에 살면 선창을 어슬렁거리며 고깃배에서 한 마리 얻어 사과궤짝을 깔고 앉아 갈매기 울음에 맥주 한 잔 곁들이는 황혼의 저녁거리도 수협에 양식에 관광거리에 밀려 모두 옛말이 되었다.

 

투명한 도다리는 보기에도 깔끔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시장에서는 팔딱거리는 고기들로 활기를 느낄 수 있다. 해외관광에서 쇼핑이나 시장구경을 빼놓을 수 없는 것도 이런 활기와 삶의 현장을 공유하는 쏠쏠한 재미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 종합어시장은 가장 오래된 어시장 가운데 하나다. 그 시장에서 고기를 사고 양념집에서 회를 뜨고 매운탕을 먹는 것이 하나의 공식인데 다닥다닥 붙은 이집들이 모두 그 맛이 그 맛이어서 식상한 때가 있었다. 돌고 돌다가 오랜만에 다시 양념집을 찾았을 때 면모가 일신되어 있었다. 30년 단골인 생선가게 청수상회와 젓갈가게 오씨상회에서 한입으로 이 ‘충청도집’을 소개해 주었다. 제일 비싼 도다리는 자연산이라는데 한 접시에 7만원 나머지는 큰 접시가 5만원인데 매운탕이 깔끔하다.

‘미원 설탕 넣지 말고 너무 맵지 않게 해주세요!’

그러면 먹을 만한 매운탕이 마지막에 나온다.

식후에 시장에서 젓갈이나 마른 생선 아니면 싱싱한 생선을 한 마리 사들고 돌아오면 일주일은 갯내음을 즐길 수 있다. 김장철에는 반드시 들려야 하니 봄가을 주말나들이를 할만하지 않은가?

 

 

병어와 물텀벙이 등 시장은 싱싱한 물고기로 활기가 넘친다. 상주에서 온 관광객들은 시장의 싱싱한 물고기가 신기하다.

 

일주일전에는 서회장과 오늘은 일본어 선생님을 모시고 오랜만에 봄바람과 함께 싱싱한 맛을 보았다.

이집은 네비게이션에 인천종합어시장을 치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시장 한 가운데에 들어서면 누구나 찾을 수 있다. 시간이 있으면 연안부두의 여객터미널에서 바닷바람도 잠깐 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