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월남의 노래

양효성 2009. 11. 4. 21:26

 

 

 

 

 

越南의 노래...

 

2006년1월10일

 

 

하늘에서 龍이 내려와 세운 나라

8千萬의 나라

 

호치민만이 이 나라를 세운 건 아니다.

목숨을 걸고 그를 따른 사람이 있는 나라

四分五裂

쉰 네 민족 모두 歷史가 있는 나라

어쩐지 馬韓五十六國을 생각하게 하는 나라

들판에 共同墓地에 집성촌을 이룬 나라

어쩐지 濟州道 돌밭의 무덤을 닮은 나라

온 나라 국민이 하나의 별에 목숨을 바친 나라

호치민(胡志明)만이 이 나라를 세운 건 아니다

 

그들의 마음은 겨레

중국도 프랑스도 일본도 미국도

그 땅 그 사람들을 가르지 못했다

호치민만이 이 나라를 세운 건 아니다

 

일본으로 흘러간 남방문화의 교차로

혜초가 스리랑카로 갈 때 바라보았을 나라

으로 흰 이를 칠하고 정절을 지킨 나라

黑齒常之를 연상하게 하는 나라

 

 

오로지 대지와 바다에

벼를 기르고

고기를 잡는 사람들의 나라

 

흙을 모아 돌을 쌓으면 집이 되는 나라

여름에 더운 만큼 겨울에 덜 추운 나라

심은 만큼 거두는 나라

한겨울에 모를 내면

하늘의 태양 - 구름의 비

자연이 길러 주시기에...

 

‘큰바위얼굴’을 닮은 바위가 길게 누워

바다바람을 막아주는 물 논에

한 가닥 가는 電線이 지나가고

농부들은 섣달그믐에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땅속깊이 金이 묻혀있지만

그것은 내일의 일

오늘의 일은 물소를 끌고 오직 벼를 기를 뿐.

 

水耕 農場이 있던 믿음의 마을 닌빈에는

거울 속에서 풀이 자라고 있었다.

거울 속에는 산의 그림자가 있었다.

겹겹이-

 

거울 위를 미끄러져가는 배

물결 따라 흰 새는 나르고 물꽃이 흔들리고 있었다.

겨울의 微風에

 

全羅道瀟灑園

여름날 平床짜듯

대나무배(竹舫)엮어 노를 저으면

빙판에 미끄러지는 썰매처럼

 

한 걸음 앞으로 산 그림자 멀어지고

한걸음 앞으로 산자락은 다가서고

 

바구니에 담긴 長槍을 맨 어린 戰士는

겨울강에 언 손을 묻고

물풀을 뜯고 있었다.

- 꾸액 꾸액 짹 짹 짹...

우리에 갇힌 닭모이를 주려고

구름 뒤의 태양처럼 환하게 웃으며

언 손을 겨울 강에 담그고 있었다.

 

하늘에서 龍이 내려와 만든 나라

海上의 山水畵 水上의 壽石

지하에 잠들던 용이 솟구쳐 만든 나라

 

三千個의 섬마다 傳說이 있고 동굴이 있고

또 天上의 湖水-그 맑은 물 天池가 있었다.

저 섬의 어느 기슭 어느 바다에 꽃게는 헤엄쳤더냐?

 

골목을 사이클로 넓게 달리는 나라

철로로 길게 사흘을 달리는 나라

 

연탄 한 장과 주전자 한 개로

장사가 되는 나라

꾸억에 하루의 생계를 담는 나라

꾸억에 일 년의 수확을 담고

 

 

 

시름을 담고

생활을 담고

미소를 담고

거리를 누빈다.

 

복권을 파는 어두운 골목엔

꽃이 피어있었다.

정월보름 추운 겨울에...

 

시클로가 미끄러지는 거리에는 웃음소리가

쌀국수 냄새가 - 양꼬치를 굽는 기름 냄새가 -

그리고 시들지 않은 가로수 잎들이 살랑거리고 있었다.

여름날 월남처녀 아오자이의 살랑거리는 그 체취를 그리워하듯

 

그 소녀의 哀切한 노래를 들었다

그 소녀가 살았을 강가의 가을 달 아래 벌어지는 인형놀이를 보았다

 

베트남의 겨울은 춥지 않았다.

호치민과 함께 떠난 그 언저리에

살아남은 8천만 웃음 짓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吳越同舟

그 옛날 양자강 남쪽에는(江南)

越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저 먼 남쪽을 越南으로 불렀는데

1348年 高麗 忠穆王 4年 戊子 元나라 至正八年銘의 속 깊은 접시를 사고

徐飛鴻을 닮은 黑檀을 샀다.

내 식탁에 오렌지를 담은 그 접시를 어루만지고

書齋의 말(黑馬)을 바라보면서

하늘이 세운 나라 그 바다와 땅 그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닭의 해는 가고 개의 새해는 멀지 않은데 겨울비가 눈을 녹인다. 2006년 1월 15일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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