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보름달을 가리고 눈이 내리다

양효성 2017. 1. 21. 11:30

 

 

   바람 머문 자리에

 

畵家라면

바람 머문 자리에

꽃을 남길 수도 있을거야-

 

눈 내린

뜨락에

꽃을 그릴 수도 있을거야-

 

洵伊-

지평선 너머

수평선 너머

 

아득한 그림자-

 

筍伊

微笑

그릴 수 있을 거야...

 

원숭이를 보내고 닭울음을 기다리는 한 겨울 大寒...

 

 

 

 

   보름달을 가리고 눈이 내리다

 

보름달을 가리고 눈이 내리다

소리없이...

 

하늘은 언제

저 많은 꽃무늬를 孕胎(잉태)했나?

 

소리없이...

저 많은 눈꽃들이

한꺼번에 춤출 수 있을까?

밤새도록...

 

밤사이에

세상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소리없이...

 

보름달을 가리고 하얀 눈이 내리다

밤새도록

소리없이

봄이

밤새도록

소리없이

오고

있다.

 

2017년 눈이 내리던 大寒... 지난 겨울들의 촛불을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