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재발견

브람스와 ADHD-천안시립교향악단...어느 봄밤의 연주회...

양효성 2016. 3. 29. 10:29


           브람스와 ADHD

                     천안시립교향악단...어느 봄밤의 연주회...


  나이가 들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해서 손발을 떨고 눈동자를 두리번거리고...뭐- 그런 증상이 있을까? 아니면 눈을 지그시 감고 흐르는 솔바람소리의 결을 헤아리며 그 바람이 실어오는 봄꽃의 향기를 기다릴까? 문득 망상이 - 아니 자각증상일지도 모른다 - 드는 것은 노망(老妄)한 탓이겠지...


  지난 3월25일밤...천안시향의 연주회에 다녀왔다. 봄밤의 꽃샘추위에 실린 바람은 매서웠지만 봄은 봄이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봄밤의 정적을 깨며 왁자하게 떠들면서 산속에 자리 잡은 예술의 전당의 정적을 깨뜨렸다. 분명 활기라면 활기인데도 내가 놀랬던 것은 오래전의 나쁜 기억 때문이었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신축 음악홀에서 말러인가 교향곡을 연주하는 사이 학생들의 소란으로 겪은 당황스러움... 그 당혹은 지금도 고통으로 남아있고 다시는 그 음악당을 찾지 않았으니까...그것이 혹 ADHD아니었을까?... 물론 음악은 즐겁고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질러대는 공감의 폭발을 수반하는 것이지만...익숙지 않은 분위기에서 월츠인지 장송곡인지 구분이 안가 엉뚱한 긴장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아무튼 그 어린 아이들이 또 무슨 소란을 피울지 엉뚱한 걱정으로 2시간 동안 마음을 졸였는데 어린 아이들은 너무나 의젓하게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다른 공간이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이 동네 아이들은 교향곡을 좋아하는 것일까? 브람스의 ‘이중(二重)협주곡’과 ‘교향곡 1번’을?


  요즘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산만해서 집중하지 못하고 ...등등 음식물 탓이니...사회 환경 탓이니...가정교육이니...말들이 많다. 이런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문제를 확대시킨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내게는 하나의 작은 기적...아이들이 부모와 또는 선생님을 따라와 2시간을 조용히 클래식의 세계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 이 아이들이 클래식이라는 생각을 문득 했다. 이제 더 이상 내게 소중한 시간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그것이 내가 ‘아이 러브 클래식’이라는 천안교향악단의 캠페인에 사인한 이유다.


  천안교향악단...역사란 이미 존재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밀고 나가면서 말이다...<*>


봄밤의 연주회장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이어질 올해의 공연...


정경화...



촬영금지를 나도 지키지만...

그 '고요의 감사'에 대하여...커트콜을 이용해서 스마트폰으로 한 컷만!! 천안시립교향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