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원 옆 동물원- 머시깽이의 일기[]
어제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혼자 집에 왔다. ‘머시깽이 왔나?’ 할아버지가 안아주시려 하는데 나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싶다. 할머니가 집에 가면 세발자전거를 타고 동물원에 데려다주신다고 했으니까...
나는 어렸을 때[이 말이 맞나? 지금 네 살인데...]인형을 갖고 놀았다. 할아버지가 심양에서 사 오신 팬더, 그네 타는 원숭이... 올해는 새해선물 호랑이, 양, 소, 고양이, 그러고 보니 말도 기린도 없네... 내가 세상에 나왔을 때 돼지해라고 황금돼지 저금통[진짜 금은 아니다.]도 있으니 우리 집은 동물원이다.
밤에 마음이 설레어 할머니가 이상교 아줌마의 ‘잠이 안와’를 세 번이나 읽어 주셨다.
오늘은 진짜 동물을 보러 가는 날이다. 하늘은 푸르고 하얀 구름이 떴다. 할아버지는 심양에 계실 때 소풍 나온 중국의 어머니와 아이들은 ‘藍天白雲’이라고 노래 부르며 즐거워한다고 하신다.
‘야! 신난다! 자전거가 막 달리네...빠방은 한 대도 없다. 모두 자전거다..이렇게 맘대로 달리다니...’
한참 가다보니 길가에 나뭇잎이 떨어져 있다.
‘왜 나뭇잎이 떨어져 있지? 가지에는 푸른 나뭇잎인데 땅에는 갈색나뭇잎이네...바스락-바스락-’
할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다.
‘야! 초가집-그 마루에는 어떤 할머니가 마루를 닦고 아이들과 놀고 계시네...’
할아버지는 나무의자에서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신다.
할머니와 동물원에 들어가서
‘와! 왕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덮네! 아니 구름을 덮치려나봐!’
할머니 바지를 붙들고 눈을 감는다. 눈을 감아도 독수리가 보인다.
꽃사슴도 있고 원숭이도 있고 오소리도 있고 ... 동물원은 정말 신난다.
‘학교에 가면 동물도 그리고 일기도 쓰고 그래야지...우리 머시깽이!’
할아버지는 신문을 다 보시고 무엇인지 글을 쓰고 계신다.
할머니! 저쪽으로 가-
어머! 왜 나뭇잎이 길가에 있지? 노랑 나뭇잎?
나도 이제 자전거를 탈 수 있어!
복숭아 먹을까? 물마실까?
자전거를 잘 세워놓고...
원두막에는 행복한 가족들이-
할머니가 사주신 날아다니는 고양이
어린이동물원입구
흰말의 젖꼭지에서 물이 나오네!
숲속의 도서관...
풀밭에는 책읽는 언니들이 보이고...
동물원
언니는 높이 올라가네...
꽃사슴
키티를 달고 돌아오는 길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희다
네발자전거도 있네...
이제는 잠들 시간- 할머니는 어떤 책을 읽어주실까?
말 젖꼭지에서 나오는 수돗물로 손을 씻고 숲속의 책방에서 책을 보는 언니들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끄럼을 타고 그네를 탄다. 옆에 타는 언니는 다섯살이라는데 정말 잘 탄다. ‘아이-무서워!’ 조금씩 흔들어 본다. 내년에는 나도 잘 탈 수 있을꺼야...
세발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모두 다 잘 사는군!’
할아버지도 인천대공원의 동물원에는 처음 와보신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동화를 읽으면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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