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읽어주는 할아버지-
태국에서 온 수박돌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잠재된 자아를 발견하며 돌아온다. 그 자아의 발견은 낯선 곳에서 어쩐지 내가 본 듯한 경치와 인심과 풍속을 접하면서 내 의식에 각인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면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어진다.
泰國 - 타이란드 그 ‘평화의 땅’에 우리는 낯선 곳에서 우리와 닮은 점을 보고 ‘사람 사는 곳은 모두 똑같다’고 한다. 그 사람들을 인류의 보편성을 발견한 단계에 올라섰다고 칭찬(?)해야 할까?
머시깽이는 네 살이다. 맨날 맨날 ‘똑같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할머니의 셔츠와 제 양말이 모두 빨강색이면...‘똑같다! 똑같다!’하고 손뼉을 치며 외친다. 또래아이들이 모두 그렇다고 엄마들은 입을 모은다. 세계화의 다른 이름 - 보편의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프랑스 三色깃발의 하나인 平等의 母胎가 될!
머시깽이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른다. 잠이 오지 않기 때문이고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싶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바닥이 났을 때 구세주를 대신한 것이 이 책이다.
난생설화처럼 수박에서 우리의 귀염둥이가 태어난다.
泰國은 더운 나라다. 어느 날 노부부는 강물에 떠내려 온 수박을 켜는데(? 너무 커서) 그 속에서 [흥부의 박처럼]아기가 태어난다. 나는 머시깽이를 안고 있으면 따뜻해서 좋은데 이 熱病을 앓는 나라에서는 찬 손[이 부분은 ‘그대의 찬 손’과 반대다]을 가진 수박아기가 ‘성자가 된 청소부’를 닮았다. ... 그리고 ...
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너무 길다. 아기에게는 ... 그런데 이 머시깽이는 아직도 눈이 말똥말똥하다. 아무튼 할아버지는 끝까지 읽고 ... ‘그건 뭐야?’, ‘그래서...’ 자꾸자꾸 묻는다...
아무튼 그날 밤은 잘 잤다. 배겟머리를 하고...
아침에는 그 책을 펴고 그림을 함께 읽어준다.
그러면 머시깽이는 중얼중얼 제 상상을 덧붙인다.
할아버지는 끝까지 듣는다.
‘아무래도 오늘 친구들과 약속은 취소해야겠지...’ 라면서-
며칠 뒤 할머니에게 이 책을 인계하고 나서야 할아버지는 자유의 시간을 얻었다.
태국글자는 낯설다. 그러나 태국에서 온 어머니는 고향을 느낄 것이다.
할아버지는 그림을 그리고...1942년생
할아버지는 태국에 몇 번 다녀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야 태국처녀들이 한국에 시집을 온다는 이야기를 실감하고 그 나라에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와 어려운 글자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문화의 교류’ 그런 21세기의 명제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선택한 편집장과 옮겨주신 분과 또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그림을 그려주신 태국 할아버지에게 경의를 표한다. 너무 泰國을 몰랐던 것에 대한 謝過와 함께...<*>
할아버지는 이 책을 구하는 과정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 돈보다는 발품을 너무 팔았다.
그런 이야기는 접어두고
쉽게 책을 구하는 방법은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정인출판사-태국에서 온 수박돌이'
이렇게 치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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