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는 딱따구리
1.
따닥-닥 딱딱 따다다닥 딱딱
딱따구리가 집을 지어요.
헛개나무 마른 둥치에
집을 지어요.
따닥-닥 딱딱 따다다닥 딱딱
부리로 쪼아서 집을 지어요.
손도 없는 딱따구리
발톱으로 버티고
날개 접어 그러안고
매미처럼 달라붙어
가을 내내
집을 지어요.
따닥-닥 딱딱 따다다닥 딱딱
나무속에 들어가면
딱따구리 집은
겨울 내내
따뜻할거야!
2.
딱따구리집은
우체통을 닮았다.
봄이 오면
편지처럼...
새끼 딱따구리가
머리를
쏙
내밀지도 몰라!
딱따구리가 헛개나무를 쪼는 것을 보았다. 개울가에 아름드리 호두나무 세 그루가 말라죽어 있었다. 벌써 몇 년 째...그 말라죽은 호두나무에 딱따구리가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늦가을이었고 나는 그것을 브라보는 것이 좋았다. 눈이 내리는 어느 날 마을사람들이 전기톱으로 그 나무를 자르고 도끼질을 해서 경운기에 실어 날라 땔감을 만들었다. 더 이상 딱따구리를 볼 수 없었는데 우리집 옆의 헛개나무에서 다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쉽게 지어질 것 같지 않는데도 여기저기 돌아가며 만만한 곳을 찾고 있었다. 부디 겨울이 가기 전에 그 집이 다 지어졌으면 싶은데 ...
집짓는 이야기는 훌륭한 동화요 동시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날짐승 들짐승에게서 집짓는 지혜를 얻는다. 어른들이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구경하러 다니는 동안...<*>
처음으로 딱따구리를 가까이 보았다
고개를 내밀고 정조준하여 나무를 쪼아 구멍을 낸다.
어린 소나무 뒤의 덤불은 집자리로 안 좋지만...
아이들은 썰매를 타고-
나는 눈을 치우다가-
밤에는 옥수수알을 까고...
아침이면 딱따구리처럼 피아노를 치다가
다시 서울가는 기차를 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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