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촌가는길

천안의 官門-關門은 어디에?

양효성 2013. 1. 6. 17:29

 

   천안의 官門-關門은 어디에?

 

 

도시의 인상 : 천안의 관문은 어디인가? 서울에는 남대문이 있고 궁궐인 경복궁에는 광화문이 있고 그 앞에 광장이 있다. 파리에는 개선문이 있고 이름난 도시마다 모두 어울리는 입구와 상징물이 있다.

옛날 서울에 들어서는 대문이 남대문이라면 지금 도시로 들어가는 關門(관문)이 톨게이트 쯤 되고 도시의 중심인 관청의 정문은 官門(관문)쯤 될까? 굳이 官門(관문)을 세우지 않는다면 광장이 있기 마련이다. 서울시청 앞 광장처럼 말이다. 도시를 찾는 방문객이나 시민들이나 이 상징물들은 도시를 규정하는 강한 인상으로 길이 남고 또 축적되어 간다.

慶州나 全州나 羅州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시내로 들어서며 전통한식으로 지어진 門(문)에서 그 도시의 냄새를 맡는다. 천안고속도로 입구, 기차역, 시내의 길가에서 어떤 인상을 받을까? 또 시민들은 객지에 나갔다 돌아오며 어떤 느낌일까? 집에 돌아왔다는 포근함?!

 

천안문 : 우선 천안에 100년 전 관아의 문을 복원했으면 한다. 그런 냄새는 박물관입구에서 겨우 느낄 수 있는데 너무 동떨어져 있다. 그 자리에 즉 중앙초등학교자리에 그런 門을 복원하면 어떨까? 미래의 시민인 학생들과 그들의 학부모는 등하교할 때마다 ‘천안이 역사가 있는 도시구나?!’ 하면서 자부심을 느낄 것이고 장사로 뿌리를 내린 중앙시장의 상인들과 오가는 사람들은 여기 역사가 있었다는 뿌리를 새길 것이다.

 

미래로 가기 위한 과거의 확립 :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집 앞에 일제가 없애버린 우리 역사에는 정작 관심이 없다. 일제는 조선의 관아 객사 聖山 역마을들을 모두 없애고 그 자리에 학교나 경찰서나 神社를 지어 조선의 정신과 말을 말살했고 지금 우리는 그것을 까맣게 잊어버리며 살고 있다. 왜 불편하고 돈이 드는데도 지난날의 유적을 후손이 보호해야 하는가? 두말할 필요 없이 탄탄한 미래로 가기 위한 주춧돌을 놓기 위해서다. 代를 이을 집을 지으면서 모래바닥에 기둥을 세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멀리 가볼 것도 없다. 아산에는 그 아문이 ‘온주아문’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남아 있고 우리 직산에도 초등학교의 교문삼아 아문과 그 터가 잘 보존되어 있다. 천안에 城이 없었다고 하지만 동남구청[옛시청]을 중심으로 천안천을 끼고 태조산 기슭에 향교를 두고 남산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고 아늑한 터를 마련했던 올드타운이 있었다.

 

물론 돈이 드는 일이지만 계획이라도 세우고 옛날의 사진을 찾아 동판을 떠서 세우더라도 그런 기억만이라도 남겨두어야 하지 않을까? 기왕 직산에는 衙門(아문)이 남아 있으니 천안과 목천[목천초등학교와 면사무소]에 그런 전통문화보존의 씨앗을 뿌려야 하지 않을까?

집에도 아파트에도 학교에도 경찰서에도 문은 있다. 사람도 입을 여는 순간 말을 하고 숨을 쉰다. 집이나 도시나 현관과 대문 입구가 인간과 시민과 만나는 가장 중요한 장소다.

 

 

직산아문에서 서쪽은 백제가 도읍했다는 밀두리 동쪽은 위례산이 보이는데 거의 일직선상에 있다.

문 오른쪽에 초등학교가 있고 왼편으로는 향교가 있다.

 

 

관아의 내부는 문화공간 체험학습현장으로 활용되었으면...

 

 

관문을 교문으로 삼은 학교에는 어린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백제의 옛도읍을 숭앙하는 모임이 열리는데-

 

온양은 아산이 되고 나서도 이런 관문을 보수하며 지키고 있다.

 

 

 

오늘 천안은 ? : 100만 시민을 바라보며 세계의 100대도시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그 기초와 단서는 전통에 있고 그 시작은 한 개의 문에서 시작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열쇠는 즉 100만 ‘천안이 스쳐가는 정거장 즉 잠정적 도시가 되느냐? 역사를 만들고 간직한 정주의 도시가 되느냐?’는 한마디에 달려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천안시청 홈페이지는 희망이 넘치는 미래도시 천안 F.A.S.T.로 시작되고 있다. First-Abundant-Satisfied-Technologic의 약자로 - 그 어려운 영어를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즉 금융경제와 시민의 힘, 정보화와 전통 -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시민이 창조력을 발휘하여 경제를 일으키는 미래도시 천안으로...기왕에 빠름의 F.A.S.T.를 Finance –Ability –Smart –Tradition-그러기 위해서 천안의 전통을 상징할 천안문을 그 자리에 세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