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온천장 녹천호텔 - 온천이야기[1]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 모스코바에서 온 전화는 그곳이 零下15度로 매우 덥다(?)고 한다. 하기야 에어컨이 없는 그 땅에 지난여름 한국의 냉방기회사가 돈을 좀 벌었다고 하니 異常氣溫인가?
온천이 좋은 것은 농사일에 또 컴퓨터에 허리가 휘고 관절이 아프고 겨우내 소화가 안 되는 노인들에게는 어머니의 뱃속에 헤엄치던 그 시절도 되돌아갈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죽음의 사막에서 한 모금 움키는 오아시스의 물처럼 日本의 溫泉이 그리운 것은 죽음의 지진과 공포의 바다를 바라보는 두려움 뒤의 安堵 때문일까?
아무튼 사철이 분명한 우리의 온천은 그런 절실함이 덜하지만 나이가 온천을 말한다. 직장의 동료-친구-자식과 아내...딱히 저 세상에 간 것도 아닌데 잎 떨군 겨울 나뭇가지처럼 노인은 외로워진다. 그 疎外를 어루만져주는 것으로 온천의 다순 물만한 것이 없다.
알고 보면 외로움은 부산함을 그리워하는 일종의 그림자 병이다. 실로 혼자 있을 수 있다면 인간은 외롭지 않다. 왜들 더러 혼자 있고 싶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參禪을 할 수도 없고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목욕탕에서 그럴 수 없을까? 너무 시끄럽기 때문에?! 그 한가한 시간에서조차 사람들은 머리를 감고 신문을 보고 떠들어댄다. 일본의 목욕탕은 좀 낫다. 말을 걸 사람도 없고 신문을 볼 일어실력도 문맹이니까-
온천장은 또 어떤가? 밤이면 김이 솟는 한가한 산촌이 아니라 네온의 바다다.
이번에 일이 생겨 동래에 다녀왔다. 그 네온의 바다에서 녹천호텔을 찾아 하룻밤을 보냈다.
‘목욕이요?! 방에도 온천물입니다. 정 필요하시다면 내일 아침 티켓을 드리지요! 50%에 2천원입니다.’
나이가 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역시 자고 보니 욕탕에 따로 갈 필요가 없다.
일박에 5만5천원인데 세 사람이상 자면 침구료로 1인당 7천원이 추가된다. 7층의 방에 들어오니 침구와 수건 등등 모두 깔끔하다. 욕탕에 몸을 담그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기억을 모두 지우고 꿈도 꾸지 않고 편안히 잠들었다.
아침에는 금수복국이나 허심청 옆의 재첩국을 먹으면 된다. 동래시장이 이웃했으니 오뎅국물을 마셔도 좋고 올해는 동파가 무서워 물이 흐르지 않지만 봄에는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커피를 마셔도 좋다.
온천의 원수는 어디서 공급되는 것일까? 모두들 궁금해 하는 것이지만 바로 이곳에 온천수를 제사지내는 ‘용궁’과 온정비가 서있고 그 옛날 아기 목욕탕만한 돌로 만든 욕조도 전시되어 있다.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담장 너머로 훤히 보이니 이곳이 由緖깊은 곳임은 틀림없다.
주소 :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1동 96-10번지
전화 : 051-553-1005부터9번까지
KTX로 부산에 가면 지하철 온천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되니 이 또한 편리하다. 찾으려면 길가는 사람에게 그저 ‘용궁’이 어디냐고 묻거나 ‘노천족욕탕’을 물으면 되니까 괜히 이 여관 저 여관 기웃거릴 것도 없다. <*>
일박 5만5천원에 가족탕으로 온천을 할 수 있다.
온돌방 입구 오른쪽이 가족탕
실내는 청결하고...
욕조는 깊지만 물은 매우 빨리 가득 찬다.
샤워기가 달려 있고...
세면기와 좌변기
호텔 마즌편의 대중목욕탕 녹천온천
이곳이 원천임을 알리는 온정비가 세워진 용궁
온정비 앞의 돌로 만든 욕조
올 겨울엔 중단했지만 이 족욕탕도 인기다.
밤의 온천장골목시장
밤이면 호텔을 잡기가 어수선한 온천장의 불야성
호텔 1층에는 식당과 커피숖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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