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나는 배다리 ‘개코막걸리’
조혁신의 두 번째 소설집 ‘삼류가 간다’에는 ‘개코네 막걸리’라는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1987년 12월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둔 ...... 겨울밤이었습니다’라고 시작되는 이야기의 배경은 배다리입니다. 소설책에 배다리라는 우리 동네 이름이 나오고 또 그 막걸리집이 그대로 있다는 것이 우리동네 사람에게는 신기합니다. 배다리 헌책방골목에는 주말이면 뻔질나게 큰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기웃거립니다. 헌책방처럼 낡은 이 골목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들 하더군요...중늙은이도 아니고 새파랗게 젊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면 ‘이 사람들이 파리의 뒷골목을 구경하더니 -노블리스 오블리제- 한국에서도 그런 냄새를 맡나’하고 마뜩치 않았는데 자주 마주치다보니 진실한 눈빛이 읽혀지더군요-
2010년 聖誕節은 30년만에 추위라고들 하는데 이 거리에는 크리스마스트리 하나 서있지 않고 개코네 막걸리에는 반쯤 졸음이 온 주인과 낮술로 거나한 손님이 양은 사발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군요. 배다리 헌책방은 TV에 뻔질나게 소개되는데 30년 한 곳에서 장사하는 이집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만 인천의 문인들에게는 유명한 집이라는 군요. 나는 아벨 시낭송회가 있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 이곳을 지나치고 한번은 서울에서 온 시인과 막걸리도 마셨습니다. 노란 양은 주전자에서 흘러나오는 노란 국물과 연탄난로와 벽에 붙은 빛바랜 사진과 또 누군가 그린 그림-그리고 이 집에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색등이 반짝거리는 군요. 연탄난로와 기묘한 조화 - 단골의 백발들이 한 자리 또 젊은 처녀들이 한자리 - 나는 동시작가와 한자리-그렇게 ‘개코네 막걸리’를 펴놓고 한 잔 합니다. 동시작가에게 재미난 인천문단 이야기를 듣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또 한 주전자를 마시고...점점 이 집이 친근해집니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 사람들이 이 집을 지켜왔고 역사를 만들었겠지요. 그런 이야기는 조혁신의 소설에서 실감이 납니다. ... 여러분도 혹 이 소설을 읽고 배다리를 지나시면 이집에 들러서 한 잔 걸쳐보세요...사람냄새 나는 이 집에서...소설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지 않겠어요!! <*>
가오리찜에 막걸리를 시켜놓고 기다립니다.
이집에는 민물 새우탕도 맛있고 전을 부쳐도 좋습니다.
벽에는 빛바랜 사진들이 걸려 있고...막걸리 주전자도 걸려있습니다.
연탄난로는 영하 17도의 추위를 눅여주고...
주인장은 졸음에 겨운 모습이지만...
손님을 보고 웃어주는 따뜻한 사람입니다.
그의 젊은 시절 해군이었다는 걸 자랑한다는 이야기가 조혁신의 소설에 나옵니다.
자세히 보면 벽에 ...
스케치한 그림이 있는데...
1965년의 모습이라니 거의 50년 전 이 동네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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