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재발견

링컨의 부활 - 나의 愛藏애장 사진[1]

양효성 2010. 3. 18. 18:53

 

          링컨의 부활 - 나의 愛藏애장 사진[1]

 

  누구나 앨범을 갖고 있고 그 가운데 애착이 가는 사진이 있을 것이다. 나는 평생 사진을 한 10만장 찍었을까? 물론 사진작가는 아니다. 아마추어 수준도 아니다. 그냥 찍고 싶어 찍었는데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 이 한 장이다.

 

  워싱턴에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면 다들 놀라겠지만 인공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운 독립기념탑을 굽어보는 링컨을 모신 기념관을 보면 누구나 그리스의 부활을 느낄 것이다. 굳이 미국에 가지 않더라도 ‘포레스트 검프’를 비롯하여 워싱턴 DC를 소재로 하는 영화에는 이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일본의 신사나 중국의 공자묘에서도 다들 느끼는 것이지만 성전의 내부에는 어떤 기적을 일으킬 것이 눈에 뜨이지 않는다. 한자로 적힌 위패가 있을 뿐이고 그리스의 신전에도 기둥만 남아있을 뿐이다. 링컨 神殿도 마찬가지여서 안에는 링컨이 아폴로나 제우스를 대신해서 앉아 있고 벽에는 게티스버그의 연설 전문이 새겨져 있다. 일종의 명상의 공간인 셈이다.

 

          ‘각자 자신의 神을 생각하라!’는...

 

 

벽에 오래 붙어 있었던 이사진은 매우 흐리다. 필름을 찾지 못했다.

스캔 솜씨도 형편이 아니다. 언젠가 다시 현상하려고 한다. 

 

  그러나 기둥 뒤에 傳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소품들을 팔고 있는 기념품가게에서 나는 링컨의 부활을 보았다. 어머니를 따라온 이 두 아이는 여기 주저앉아 링컨을 읽고 있었다.  이것이 미국의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백인들이 자라서 흑인인 오바마에게 표를 던지고 링컨에 의해 자유를 얻은 흑인을 통해 ‘욕망의 노예’가 된 백인을 구원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모른다. 미국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잘은 모르지만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등등은 모두 이런 걱정의 소산일 것이다. 영원한 제국이 없다는 역사적 교훈에 비추어 본다면 이런 걱정도 杞憂 는 아닐 것이다. 이라크와 아프칸 등등 이런 기우가 확산될 무렵 오바마는 민주당의 후보가 되고 또 어메리칸 시리즈에서 우승함으로써 기적[?]을 연출했다. 아니 꺼져가는 미국의 횃불을 다시 살려냈다. 이런 논리는 비약일까? 아무튼 그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중국에 가면 부러운 것이 서점이다. 그 사람들은 책방을 書店이라고도 하지만 보통 ‘圖書城’이라고도 한다. 중소도시에도 한 7층쯤 되는 건물이 통째로 서점인 경우가 많다. 또 그 계단에 어린 독서광들은 주저앉아 귀성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처럼 끼니를 거르고 책을 읽는다. 어떤 아이는 읽던 책을 서가에 꽂아 놓고 만두를 먹고 와서 다시 읽기도 하였다. 과연 城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았다.

한국에 돌아와 보니 우리 어린이들도 독서열이 만만치 않았다. 이런 심성은 어머니로부터 이어받는다.

 

  링컨은 예수 비슷하게 아버지가 목수였다. 1809년 2월 12일 시골인 켄터키 주의 조용하고 아담한 나무로 된 집에서 태어났는데 소작인 겸 목수였던 아버지는 아들 역시 목수가 되기를 바랐다. 다만 어머니 낸시는 링컨에게 성서를 읽어주고, 평화는 싸움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가르쳤다. 계모인 사라 부시 존스턴 링컨(Sarah Bush Johnston Lincoln)도 책을 좋아하는 링컨의 편을 들어주었고 이로 인해 링컨은 풍부한 학식을 얻을 수 있었다.

 

  태평양의 외로운 섬 하와이에서 자란 44대 미국 대통령 버럭 후세인 오바마 2세(Barack Hussein Obama II)는 훌륭한 학벌의 소유자로 알려졌지만 책을 가까이 하는 데는 외할머니의 헌신적 양육이 있었다고 한다.

인천에는 헌 책방이 거의 없다. ‘아벨서점’이 악전고투 끝에 이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 시민들에게 지식의 교회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방에도 지식의 전도사로 한 여성의 헌신적 봉사가 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시낭송회’가 열리는데 벌써 28회째를 맞이하게 하게 되니 한국시사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셈이다.

 

  아이를 낳고 그 손에 책을 쥐어주는 어머니의 힘!

  그 손에 경건한 입맞춤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