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川의 웰빙-낫세르 돈가스
인구 6만 정도의 목천은 얼핏 보면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지금 60만 천안보다 큰 마을이었다고 한다. 읍내에는 큰 빌딩이나 공장이나 쇼핑몰이나 음식점 그리고 병원도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러나 東史綱目을 쓴 安鼎福(1712~1791)이 근무했던 관아 자리에 선 초등학교는 올해 100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Nasser[낫세르]는 그 학교 옆에 있다.
메뉴는 사진에서 보듯 간단하다. 돈가스는 스프를 주고 야채 한 접시 그리고 돈가스에 밥 한 숟갈이 전부다. 돈가스집이니까 돈가스가 바삭하고 고기가 맛이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7천원에...
이 집이 마음에 드는 세 가지는 주방장 겸 주인이 이 시골 근처에 산 다는 것...들어서면 잔잔한 클래식음악이 흐른다는 것...그리고 길 건너 도서관이 있다는 것...평범한 시골집 닮은 홀에는 신문과 한두 권의 읽을거리도 놓여있다. 레스토랑[restaurant]에는 休息[rest]이라는 말이 주제이지만 요즘 편안하게 밥을 들 공간도 시간도 없는 것은 주인도 손님도 매한가지인 세상이다.
주인은 여러 아담한 호텔에서 양식으로 주방장을 했다고 하는데 매우 상냥하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호수의 길이가 500Km나 되는 인공호수를 상호로 했다는데 아무튼 이 동네에선 가장 조용한 음식점라고나 할까? 저녁이면 친구들과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시절이야기를 하기에 좋은 장소다. 영국에는 퍼브라는 그런 선술집이 있다는데...
할아버지가 오랜만에 찾아온 손자와 학교 느티나무 밑에서 담소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고 점심을 하는 행복한 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자리다. 아이를 서울로 보내고 그 아이와 보냈던 한나절을 추억하며 이 글을 쓴다.<*>
부부가 하는 이 작은 레스토랑에 가기 전에 전화로 가게를 열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낫세르 돈가스[Nasser- semirestaurant]
문관식
충남천안시동남구목천읍서리119번지
041-555-5592
010-3603-0093
목천읍내 유일[?]의 경양식집
시골학교 앞의 전원풍정
이 울타리의 텃밭에서는 싱싱한 야채가...
아담한 현관을 지나...
홀과...
주방은 서로 트여있고...
죽 한 그릇...
고추는 아직 네게 맵겠지?!
돈가스...
목천초등학교의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누나는 어제 학교에 가야하니까...먼저 서울로 가고...
너는 아침에 할바버지 사진을 찍으며 독립기념관에 가자고 졸랐지?!
개울가에 두루미를 보고 너는 펠리칸이라고 했지...
음! 펠리칸이 그렇게 생겼구나...물오리와 헤엄치는 피라미도 다리에서 보였지...
너는 만져보고 싶다고 했고...
그리고 낫세르에 점심을 먹고 독립기념관에 갔지...
독립군의 죽음과 이 어두운 박물관이 너무 무서웠나봐...
그래도 할아버지 눈에는 부쩍 커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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