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맛집

용문사의 찻집 ‘솔내음 다래향’

양효성 2013. 1. 19. 12:57

 

           용문사의 찻집 ‘솔내음 다래향’

 

 

그 찻집

황토벽돌 밀문위에는

철 지난

밀짚모자

걸려있었네...

 

흰 눈 쌓인 壬辰 大寒 며칠 앞두고

소나무 茶卓에

솔잎 향기 어리면

 

歲月을 쓸어보듯

창틀을 쓸어보고

 

잎새 떨군 천년의 은행아래서

벽난로엔 사위는 붉은 잿소리

‘솔내음 다래향’은 용문사 은행나무앞에 있는 찻집이다.

용문에 전철역이 생긴 것을 처음 알았다. 그 전철역사는 왠지 중국풍이어서 문득 석굴로 유명한 龍門이 떠올랐다. 그 앞에 5일과 10일에 장이 선다. 장터에는 한 겨울인데도 풋풋한 산채가 상그럽다. 검은 흙이 묻은 대파가 마트의 허연 대파보다 정겹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내친김에 용문사에 들렀다. 눈이 쌓이고 소나무는 그만큼 푸른데 일주문을 지나면서 기와에 흙을 발라가며 정성스레 쌓아올린 굴뚝이 보인다. 절에 가면서 찻집에 들러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그만큼 쫓기며 살아온 세월...그 찻집에 걸린 철지난 밀짚모자는 거울앞에서 낯선 사람을 보고 놀라는 것처럼 꼭 누군가를 닮은 것 같았다.

 

찻집에서는 잔잔한 梵唄와 그윽한 차향기가 배어 있었다. 우리들은 약차-솔잎차-대추차를 고루 시켜 마셨다. 모두들 특별한 맛이라고 했다. 길들려져 산다는 것은 매우 편리하지만 그 나른한 늪에서는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도 겨울밤의 더욱 빛나는 별도 잡아볼 수 없다.

 

아무튼 이 찻집에서는 은행나무가 더 잘 보인다.

가을에도 와 보았지만 아마 겨울에 더 잘 보일지도 모른다.

들깨-매실-오미자-유자-국화차와 함께 고뿔차도 있고 은행죽도 먹을 수 있다.

 

  용문사 경내 은행나무 아래 있는데 전화는 031-774-8497

 

    

찻집 입구

 

 

용문사 대웅전

 

백설을 인 소나무가 좋았다.

 

천정에 매달린 봉지들속에서...

 

불빛이 새나오는-

 

난로가에는

 

노변정담

 

홀태 사이로 은은한 등불...

 

 

 

천년의 은행은 성인의 강회가 있을 법한 杏壇

 

 

 

용문전철역

 

5일10일 용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