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칼럼 2010.10.13(수) 인정 많은 재래시장 살려야 草稿
카드 긁지 맙시다 - 재래시장 살리기!
梁曉星
재래시장이 죽는다는 말이 들리는데 人情이 함께 죽을까봐 걱정이다. 시장끼가 반찬이라는 말이 있다면 인정이 밥맛이라는 말도 성립할 것이다. 엄마의 손맛이나 가족끼리 오순도순 밥상에 머리를 맞대는 것 이상의 행복이 있을까? 밥상머리야말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그런 밥상은 시장에서 쌀을 사고 찬거리를 마련하면서 시작된다. 요즘 자동차를 몰고 이른바 대형마트에 가면 할인에 카드적립 세금감면 서비스에 보너스상품 신선도 시간절약 등등 편리하고 친절할 뿐 아니라 가계에 보탬이 된다고 한다.
그러면 시장은 과연 불편한가? 동네의 시장에는 우선 단골이 있다. 마늘을 까고 있는 할머니가 보인다. 때론 무뚝뚝해 보이지만 그 할머니는 똘똘이 엄마가 이때쯤이면 시금치를 얼마큼 사갈지 알고 있다. 깻잎을 얹어주기도 한다. ‘오늘은 갈치가 물이 안 좋아요. 고등어가 어때요. 한 마리 더 드릴게요. 내일은 백령도에서 꽃게가 들어올 텐데-’ 돌아오는 길에 수선집에 맡겨둔 바지도 찾아오다 보면 신선도, 할인, 서비스에 친절까지 재래시장이 얼마나 편리한 곳인지 알 수 있다.
마트가 신선하다고 하지만 그 유통과정을 찬찬이 살펴보시라! 싸다고 하지만 자동차를 몰고 어렵사리 주차를 하고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현란한 조명에 속아 세일하는 브랜드를 골라 카터에 듬뿍 싣고 카드를 죽 긋다가 혹 어느 날 고칼로리 식품으로 늘어난 뱃살에 놀란 일은 없는지? 편리와 절약이라는 이름의 창고에는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 함정도 공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카드가 처음 나오고 그것이 특권처럼 보이던 때가 있었다. 그 카드를 들고 발명국인 미국에 갔을 때 ‘이런 촌놈을 보았나?’ 그런 표정으로 친구는 현금을 손에 쥐어 주며 돈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었다. 일본도 현금을 쪼개 절약하는 풍토는 마찬가지다. 월급이 은행으로 들어와 카드로 결제되고 구석구석 인터넷이 깔려 스마트폰으로 온 국민이 ‘걸어 다니는 금융가’가 된 것은 선진국을 넘어 첨단국가의 국민이 된 들뜬 기분이겠지만 아버지를 졸라 카드로 자동차를 사고 국가는 카드깡을 해서 적자 경영을 하고 인플레를 하면 빚이야 몇 년 뒤에 팍 쫄아들 테니 걱정이 없다는 ‘많이 배운 사람들’의 말을 듣다보면 肝이 쪼그라든다. 지방은 한 술 더 떠 100층짜리 건물조감도만 걸어 놓으면 시장-군수자리는 따 논 당상인 세태다.
비닐봉지를 들고 먼 길을 돌아 시장에 가는 프랑스의 날씬한 아줌마를 TV에서 보았다. 도시경제는 시민이 서로 도와 만드는 것이다. 아줌마들이여! 비닐봉지를 들고 재래시장에 가서 파 한 단을 사고 대한민국 아줌마의 매운맛을 싱싱한 파김치로 보여주는 것은 어떤가? <*>
인천 최초의 신포시장은 이제 국제시장으로 발돋움을 모색하고 있다.
어물전에는 각종 신선한 생선이...
수선 골목에서는 대를 물려 입을 옷들이 재생산되고...
어물전 오른쪽이 수선골목
신포시장의 유래 - 근대에 세워진 시장 역사는 100년 남짓
횟집거리에는 선박 이미지의 바다에서 맑은 물이 솟고-
채소가게의 조각상 뒤에는 말끔한 화장실
고래가 헤엄치는 횟집거리의 화선횟집
떡방을 경영하는 시인 이종복의 신포동 터진개사랑은 남다르다.
그의 떡방은 반세기가 넘어 1956년 그의 모친이 창업
만국기가 펄럭이는 시장은 모두 유리로 덮여 눈비를 가린다
저울과 호박과 무를 다듬는 정겨운 모습은 시장만의 인정
골목엔 그 인간의 손길로 꽃을 기르고...
신발가게
의류상가 - 머지 않아 대중무역의 알짜 시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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