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와 한국어

鄭仁甲 - 梁曉星 대담

양효성 2010. 1. 21. 13:16

 

漢字, 어디까지 써야하나?

 

대담 鄭仁甲(淸華大敎受)

梁曉星(韓國語文敎育硏究會理事)

-기록 朴惠鱗

-정리 梁淸宇

 

 

양: 中國에 직접 와서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韓中關係가 急速히 發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中國으로서는 韓國이 4번째 貿易國이지만, 韓國은 이미 中國이 첫 번째 貿易國으로 發展했습니다. 지난 10年의 變化가 새삼스럽습니다. 지금 20万의 僑民이 살고 있고, 6万명의 留學生이 공부하고 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정: 留學生과 교민 작년통계가 24만, 금년은 약 26만 될 겁니다.

 

양: 韓國에는 다녀가셨지요, 어떻게 訪問하게 되셨습니까?

 

정: 내가 예전에 재미 韓國人을 많이 만나고 많이 도와주었는데, 그 중 어떤 사람들이 韓國에 한번 와 보라고 해서, 87년 상반년에 韓國에 있는 5촌 외숙의 招請을 받게 되어 87년 10월에 처음 韓國에 가게 되었지요.

그 후엔 자오즈민 안재현 結婚시키려고 한번 갔었고.

 

 

양: 韓中關係에 있어서 무엇보다 重要한 것이 言語인데, 中國語를 전공하시고, 또한 中國語의 根幹이요, 標準인 辭典을 만드신 莫重한 일을 하고 계신 선생님으로써, 中國人의 言語觀에 대하여 한 말씀 해 주십시오. 그리고, 漢字가 韓國語에 있어서 問題가 되는 것은, 첫 번째, “漢字는 남의 것이다. 漢字는 배우기 어렵다. 漢字로는 科學의 發展에 뒤떨어진다. 또, 機械化의 問題다.” 等等이 한글 專用論者들의 主張이었습니다. 韓國은 1967年 軍事政權 下에서, 한글 專用 法案이 通過되었고, 그 보다 앞선 1948年 이승만 政權 下에서는 全 國會가 “모든 公文書는 한글로 쓴다.” 라는 단 한 줄의 한글 專用 法案이 通過된 일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의 경우는, 日本帝國主義者들의 植民地에서 解放되고, 아울러, 朝鮮 絶代 王朝와의 斷切이라는 興奮된 狀況아래에서, 無識한 大衆들도 알 수 있는 글이 國語國字가 되어야 한다는 主張이, 아슬아슬하게 漢字를 混用해야 한다는 主張을 이겼던 것입니다. 會議錄을 읽어보면, 當時의 모든 일이 얼마나 拙速으로 치루어 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逆으로, 지금의 韓國처럼, 모든 學歷兒童이 大學에 進學하고, 또, 外國語까지 공부하는 마당에, 無識한 大衆들도 글자를 알아야한다는 論理는 좀 語不成說인 것 같습니다만..

 

 

2006년 겨울 지질대학 숙소에서 진행된 대담이 실린 흑룔강신문 

 

정: 예, 그걸 몇가지로 나누어 이야기 하지요, 우선 韓國에서 漢字를 어떻게 취급해야하는가? 우선 저는 韓國 사람들이 학력교육 단계에서 반드시 漢字를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主張하는 것 보다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첫째, 韓國의 漢字가 中國의 100분의 60정도 되는데, 學術성이 강하고 文學, 哲學, 古典으로 갈수록 많아지고, 現代에 올수록 적어지는데, 漢字를 모르는 사람이 그 語彙를 터득하고 理解 하는데는 限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점은 어느 韓國 사람이든, 漢字를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漢字를 앎으로서 더욱 깊이 理解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리라 믿습니다. 둘째는, 韓國 사람들이 漢字를 外國人이 쓰는 文字, 外國의 文化로 취급하는데, 漢字는 분명 우리 韓民族이 만들어낸 글자이고, 韓民族 자신의 文字란 것입니다. 이것은 왜냐, 우리가 韓民族의 歷史를 반만년이라 하는데, 그 歷史를 거슬러 올라 갈수록, 東아시아대륙은 한 개의 文化圈이 됩니다. 中國의 夏南省 黃河流域에 中國民族이 세운나라가 夏나라고, 東方民族이 中原으로 쳐들어가 세운 나라가 商나라고, 西方民族이 東쪽으로 쳐들어와 세운 나라가 周나라고, 그 商나라를 세운 아시아대륙의 東쪽民族에 우리 韓民族의 조상이 包含됩니다. 漢字는 商나라에서 발전했습니다. 漢字를 만든 주인공은 동아시아대륙의 東쪽에 치우친 民族으로 우리 韓民族의 조상이란 이야기죠. 그래서 멀리 보면, 漢字의 생성에 우리 民族이 참여했다는 말이 됩니다. 漢字의 歷史에 있어서, 11세기가 기준이 되는데, 당시 中國은 宋나라, 韓國은 高麗 때이죠, 이때 漢字語가 정착된 이후에 中國語와 漢字文化를 韓國에서는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이후로는 이전에 이미 흡수된 漢字를 韓國에서 독자적으로 發展시킨 것입니다. 내가 韓國의 大學院生들한테 자주 이야길 하곤 합니다만, 論文을 쓸 때, 韓國은 언제부터 中國과 關係를 끊고 자체적으로 發展했나에 대해 써보라고 합니다. 내가 볼 땐 11세기입니다. 中國의 媽媽하는 媽자, 韓國엔 없습니다. 目的이란 的자, 中國의 助詞인데, 이건 11세기 후에 생긴 거라 韓國 漢字에 없습니다. 完了의 了, 랴오지에의 了인데, 接尾辭 러는 韓國에 없습니다. 등등, 11세기 이후에 생긴 中國의 모든 漢字의 發音과 뜻은 韓國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1세기까지의 中國語만을 흡수한 후 자체 發展 시켰기에 우리文化로 정착했고 우리 나름의 文化로 이어나간 것입니다.

宋나라가 960년을 이어갔고 高麗가 980년을 이어 갔으니 宋나라와 高麗의 시작이 비슷하고, 南宋이 망하는 게 高麗가 망하는 것보다 조금 일찍이니, 韓國의 高麗때 漢字文化가 이미 정착해서, 각자 發展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어째서 이것이 남의 글자, 남의 言語라 하는 겁니까?

세 번째는, 우리가 訓民正音도 배우고, 漢字도 배우고, 初等, 中等學生이 現代科學技術도 배우고, 배울 것이 너무 많은데, 漢字를 배우는데 많은 時間을 허비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생각하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이 文字라는 것은 배우기 쉬울수록, 쉽게 배울수록 써 먹을때 損害를 보고, 어렵게 배울수록 써 먹을때 득을 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로 中國語를 타이핑할 때 췐핑이란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쭈앙을 칠려면 zhuang를 치면 發音이 같은 게 20개 나옵니다. 이 중에서 골라서 치는 것은 10분이면 다 배웁니다. 그러나 우비쯔싱이라는, 글자模樣에 의해 타이핑하는 것은 배우려면 꼬박 2달을 배워야 알지만, 使用하면서 만 時間이 節約됩니다. 10분 만에 배우는 것은 사용하면서 10만 시간을 浪費해야합니다. 배우면서 消費한 精力과 時間을 結果로써 얻을 수 있다는 거죠. 漢字가 바로 이렇습니다. 배울 땐 損害 같아도 앞으로 平生 써나갈 때 1000時間 2000時間을 들여 배우면 10000時間 100000時間 利得을 봅니다. 時間의 槪念으로 漢字를 배울 餘裕가 없다는 것은 成立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韓國은 漢字를 꼭 배워야 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 제 생각으로는, 國敎가 없는 中國으로써는 中國 自體가 바로 하나의 信仰이요, 그 根本은 言語라고 생각합니다. 中國語야말로, 中國人을 中國人이게 하는 하나의 Identity(아이덴티티)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中國 사람이 世界에서 가장 賢明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世上에서 가장 어려운 글자를 이해하니까요.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자동차를 배우는 것의 차이처럼, 人工衛星을 띄운 나라와 못 띄운 나라의 國力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世界의 先進國에 新興國家가 많은데, 이들은 歷史가 없습니다. 그러나 漢字는 13억 人口 뿐 아니라, 韓半島를 합쳐 世界에서 가장 많은 人口가 使用하는 言語이고, 거기에 歷史라는 가치를 곱해야한다는 점이 바로 漢字의 長點이지요. 21世紀가 지향해야하는 文化적 아이덴티티가, 결국은 모든 것을 決定하는 것 같습니다.

科學의 發展이란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역시 中國과 日本의 科學發展이 世界에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곧 克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機械化問題에 대해선 어찌 생각하시는지? 中國에서는 漢字로 타자를 칠 때 問題없습니까? 속도라든지..

 

 

위에 말한 내용의 보충이랄까? 20세기 초에 중국인구가 4억이었죠. 1905년에서 1910년 시절, 중국 사람의 90%이상이 한자를 포기하고, 서방처럼 알파벳을 써야한다고 주장했죠, 4~5000년 된 한자를 하루아침에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우선 간체화하고, 통일된 표준어를 보급하고, 병음을 붙여 한자를 표기하는 방법으로, 모택동은 한자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4~5000년간의 문화를 버리자니 쉬운 일이 아니어서 쉽게 말해 유예기간을 준 것입니다. 내가 말했다시피, 글자를 간체화하고, 표준어를 보급시키고, 병음을 붙여 쓰고, 이러다가 완전히 알파벳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결국은 20세기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한자는 알파벳으로 하지 말아야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한자를 컴퓨터로 입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완성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속도가 영어보다도 더 빠릅니다. 왜냐하면, 영어는 단어입력이 안되지만, 중국어는 단어입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실천을 칠 때, ‘sq’두 자만 치면 나옵니다. 중화하면 ‘zh’만 치면 됩니다. 그래서 입력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어 못지않게 컴퓨터화 할 수 있게 된 이후엔 한자를 알파벳화하면 안된다는 결론을 얻은 거죠.

 

양: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기계화에 문제가 없다는 말씀이지요, 오히려, 알파벳보다 더 우월하니, 정말 새롭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은 100년이란 기간을 두고 검토를 한, 시간적 여유를 가졌었다는 점을 배워야겠습니다.

 

정: 그렇지 않아도, 제가 베이징뉴스에 역사검증의 시간이란 문장을 쓴 적이 있는데, 시시비비를 단언하기 힘들 때 역사에 맡겨두자는 말을 자주 쓰곤 하지 않습니까? 그 역사검증에 소요되는 시간이 과연 몇 년이냐에 대한 문장입니다.

1949년 중공정부가 수립될 당시, 원래 이름이 중화민국 이었습니다만, 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만든 겁니다. 새 정권에 참신한 이름을 써야 된다고 어느 참모가 생각한거에요. 국명을 고쳤기 때문에 유엔가입, 국제기구와의 관계, 대만문제 등등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대담에서 모택동이 국명을 괜히 고쳤다는 말을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후 프롤레타리아 정권하에서 계속 혁명을 해 나가야한다고 계속 사람들을 잡아들이다, 30년 만에 겨우 그게 잘못 됐다는 걸 알았던 것입니다. 한자도 역시 1900년대부터 계속 알파벳화를 주장하다가 1990년에 와서야 알파벳화 하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까지 100년이 걸렸지요.

진시황도 나쁜 놈이라고 욕을 하다가, 20세기 30년대에 와서야, 진시황이 공로가 절반, 착오가 절반이었다는 걸 알았고, 20세기 30년대에 와서야, 조조가 위대한 정치가였다는 걸 겨우 알지 않았습니까? 10년, 30년, 100년씩 걸리는 역사검증을, 한국은 단번에 그렇게 바꿔버리는 데에서 중국을 배워야한다고 말한 문장이 있었지요.

 

양: 중국에서는 간체화 사용에 대해서 어떤 여론이 유력 합니까?

 

정: 간체화는 이렇게 봅니다. 사실 중국은 2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간체화를 해왔습니다. 2000년 전에 청동에 새겨진 글자부터 계속 살펴보면 간체화를 많이 했는데, 간체화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글자란 중국말로 하면 씬씨, 한국말로 정보인데, 그 정보를 글자 속에 싣는 것이거든요, 알파벳이 그 정보를 싣는 그릇이 선이라면, 한자는 면이에요, 면에 싣는 것이 선에 싣는 것 보다 많이 싣잖습니까, 그래서 더 많은 정보를 실을 수 있다는 우월성이 있죠. 획수가 많을수록 당연히 좋은 건데, 획수가 많으면 쓰는 데 오래 걸리니까 획수를 줄이는 겁니다. 그래서 중국사람들은 평균 8획에서 12획이 좋다고 합니다. 8획에는 많은 정보를 실을 수 있고, 시간낭비도 줄이고, 컴퓨터화 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지요. 8획 아래로 내려가면, 컴퓨터에서 글자를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기자, 을자, 사자를 구분하는데 힘이 듭니다. 획수가 적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한자를 컴퓨터화 하는 데에는 8획에서 12획이 제일 좋습니다. 그래서 중국인 관념 속에는 8획에서 12획이 제일 좋습니다. 보통 5획에서 18획정도면 됩니다.

 

양: 漢字는 數가 많다고 하지요, 지금 韓國의 常用漢字는 1800字인데, 中國의 事情에 대해서 좀 말씀해 주십시오. 지금 중국에서 대학생활하려면 5000자정도 알아야한다는데 거기 대한 견해랄까?

 

정: 지금 중국에서 한자가 가장 많이 수록된 것이 중화자해란 사전입니다. 거기 한자가 약 7만5천자 수록되어 있습니다. 상해에서 나오는 한어 대자전, 중화자전, 강의자전, 이 세 개 자전에 있는 글자가 4만7천자에서 5만7천자입니다. 제가 1989년부터 지금까지 16년째 자전사전 편찬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사전에 같은 글자가 각각 쓰는 방법이 틀리기 때문에 글자가 많습니다. 이걸 이체자라 하는데, 모든 점자, 약자, 이체자의 요소를 다 빼면, 한자는 총 3만자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이리저리 같은 한자를 다르게 써서 6만자, 7만자가 되는 거지요. 사실 서로 다른 글자는 3만자밖에 안됩니다. 학술적으로나 우리가 쓰는 글자는 15000자밖에 안되고 나머지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거의 5000자만 알면, 보통 소설을 읽고, 신문을 읽고, 일상생활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4000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6000자, 이 정도만 되도 웬만한 사회생활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는 사람은, 8000자에서 10000자면 충분합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으로서는 한 2500정도하면 가장 좋지 않을까합니다.

 

양: 지금 많은 유학생들이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어학연수를 해 봐도 일상 언어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어릴 때 한자공부를 안 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만.

 

정: 사실 세계의 언어가 8000가지다, 6000가지다 하는데, 저의 관점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배우기 쉬운 말은 중국말. 가장 배우기 어려운 문자는 한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모순이죠. 중국말은 배우긴 가장 쉽습니다. 그러나 표기하는 문자는 배우기 가장 어려우니 모순입니다.

한국 사람은 세계 다른 민족보다 문자를 좀 더 잘 알지만, 저는 공부하는 방법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이 성인이 된 후에 중국말을 배울 때는 자꾸 한자를 좀 안다고, 대충보고 눈으로 익히고 하기 때문에, 소리로 하는 중국말에 약하죠, 이를 극복하려면 중국 사람이랑 많이 접촉하고, 중국말로 된 글을 많이 읽고 많이 배워야 합니다.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것이 게으르기 때문이지요.

 

양: 한국인의 작문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 제가 베이징 칼럼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성인이 된 한국 사람이 중국어를 완벽하게 하려면 24년이 걸린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엔 3단계가 있는데, 1단계는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 문법을 익히고, 글을 익히고. 여기 8년이 걸립니다. 이 정도만 해도 중국말에 큰 막힘은 없습니다. 2단계는 중국어로 생각하고 중국말로 표현하는 것인데 여기에 또 8년이 걸립니다. 보통사람들은 한국말로 생각하고, 이를 번역해서 입으로 표현하거든요, 그런데 머릿속으로도 중국어로 사고하고 입으로도 중국어를 구사하는데 까지 가려면 또 8년이 걸린다는 것이죠. 세 번째는 중국어란, 역사적으로 축적된 문화가 상당히 깊은 언어이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잘하는 한국말과, 국어 연구원의 교수가 구사하는 한국말이 8:10 차이가 난다면, 중국어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사람의 수준이 중국어 교수라는 사람의 수준과 3:10차이가 납니다. 문화적 축적이 깊어서, 이런 격언, 속담 등등을 배우는데 또 8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은 말하거나, 문장을 쓸 때, 문화적인 표현을 많이 섞어 쓰느냐 못 쓰느냐로 사람을 평가하곤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결국은 24년을 배워야, 중국어 도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죠.

 

양: 한글 專用論者들은 이제, 科學發展이라든지, 漢字는 남의 것이다 라는 主張은 抛棄하고, 그냥 音만 적으면 되지 않느냐, 이런 程度로 물러선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漢字의 露出表記에 대하여, 좀 具體的으로 이야기 해보시지요. 우리의 대담만이라도 한자를 노출해서 실어보실 용의가 있으신지?

 

정: 제가 그렇게 신문사 사장을 설득해보겠습니다.(웃음) 한국 각 대학에 한문학과가 많습니다만, 그 중에서 성균관대 한문학과가 가장 유명하다고 하지요. 그런데 저는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문학을 한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대 중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한문학을 배우면 이건 절름발이 한문학일 뿐입니다. 남한에서 번역한 목민심서나 이런 책들에 틀린 내용이 너무 많아요, 현대 중국어는 고대 중국어에서 이어 온 것인데, 현대 중국어도 모르고 어떻게 한문학을 합니까. 그러니 중문학을 다 공부한 사람이 고대 중국어를 2년 더 배우고, 한문학을 1년 더 배우고, 이렇게 최소 7년 정도 공부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 반대로 한문학 먼저 배우면요?

 

정: 먼저 중국어를 배워야죠, 그 후에 고대 중국어를 배우고, 그 후에 한문학을 해야지, 현대중국어를 모르고 한문학을 한다는 건 절대 안 됩니다. 만약에 내 말이 안 믿기면 한국에 전문가가 번역해놓은 옛날 중국책, 한글로 번역해서 가져오란 말입니다. 내가 틀린 점을 다 잡아 낼 테니. 현재 중국어도 모르는데 어떻게 한문학을 한단 말입니까.

 

양: 조금 모순인데, 한문이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이야기와는 달리, 춘추전국시대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고, 현재와의 갭을 줄여야만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정: 11세기 이후부터는 독자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문학을 하는 사람이 11세기 후에 발전한 현대 중국어는 고대 중국어에서 변화 발전되어 온 건데 이걸 모르면 고대중국어를 배우는데 한계가 있고 고대중국어를 모르고 한문학을 하는 건 아주 힘들죠. 예를 들어, 라틴 고문을 배우는 사람이 현대 히랍어도 모르고 히랍의 고전을 배운다는 건 말이 안되지, 현대 히랍어를 배우고 고전을 해야지. 한국 민족문화추진회에서 제대로 번역해내는 게 없어, 자신만만하게 할 수 있는 사람 나한테 데려오란 말이지요, 난 중국어를 알고, 그 사람은 모르는데, 한문학 아무리 했다 해도 내가 더 잘 할 자신 있단 말씀입니다.

 

***개선해야할점은?

 

***지금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사람들은 한자를 잘 읽고 잘 씁니까? 독일이나..

 

··· 지금 내가 쓸거리가 없어 베이징저널에 칼럼을 뭘 쓸까 이것저것 보는데, 얼마전에 HSK시험 끝나자마자 좌담회를 열고 어느 기자가 HSK책임자한테 질문을 했었지. 한국이랑 일본은 한자문화권인데 그들이 중국어 수평고시에서 다른나라사람보다 더 우수할 거 아니냐, 그러니까 그사람이, 지금까지 한국사람 일본사람이 다른나라 사람보다 성적이 좋은 적이 없다. 그래서 내가 그걸 분석해서 썼는데, 첫째, 글자를 안다. 한국사람이 한자를 안다는 것도, 중국에도 그렇지, 정자를 쓸려면 다 정자를 쓰고 약자를 쓰려면 다 약자를 써야하는데 섞어쓰면 틀린걸로 취급하고 다 점수를 깎지, 한국사람 한자를 안다고 하지만, 정자 약자 복잡한걸 몰라서 점수 깎이죠.

둘째, 한국사람 일본사람 글자를 알아서 귀가 어두워, 똑같이 1년배워도, 한국사람 글로 쓰면 알아보는데 귀로하면 못알아본다. 그래서 글을 알아서 귀가 어둡다.

전세계의 HSK시험은 귀로 듣는 위주이니, 알아듣냐 못알아듣냐가 중점이지, 글을 읽는게 중점이 아니란말이지. 서양사람이 귀로 듣는게 앞선다.

세 번째. 영어는 문법이 중국어랑 비슷해, 그래서 영어권사람들 더 우세지. 그래서 총체적으로 중국어 배우는데 일본이나 한국사람이 우세라고 말 할 수 없는데는 도리가 있다.

 

 

***한자는 자형이 아주 중요한 문자다, 언어라는 것은 자형과 문자와 의미가 아주 중요하다. 4천년 중국 언어학을 일관하는 형음의라는 이 원칙은 세계의 언어학의 준칙이 되어도 조금의 손색이 없다. 동양의 정신을 살리는 데는 언어가 그 첫째요, 반드시 이 원칙으로 되돌아 오지 않으면 안된다. 일부학자들이 특히 음운학하나만 가지고 법칙을 찾는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것이다. 언어에서 의미를 빼면 안된다. 셋중에서 어느것 하나도 빠지면 절름발이가 된다.

 

···출판물에 한자를 섞어야 하나 안섞어야 하나, 배우기만 배우고 안쓴다는거 안되지, 북한에서 한자를 배우는데 안 섞어쓰고, 남쪽은 많지는 않아도 드문드문 섞어 쓰지 않아요?

 

북한의 한문교과서 우리집에 있지, 한문을 안섞어쓰기 때문에 한자를 배워도 자기이름 석자 읽을 줄 아는 넘이 없어, 출판물에 섞지 않으면 배워도 다 잊어먹습니다. 배우긴 배우자, 배우는데 쓰진 말자 이런 말은 섞어쓰지 않으면 안배운 것과 같다는 거죠,

 

梁曉星 : 결국 모든 사물은 완전한 모습을 띄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두 발로 걷고 수레는 두 바퀴가 있으며 달걀은 껍질이 있어야 하듯이 漢字라는 물건은 形音義의 完全無缺體요, 언어는 어릴 때 습득해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언어는 시장경제의 원리로 풀어야 합니다. 학부형과 학생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한국어를 만드는 것이 한국의 미래와 직결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漢字라는 文明의 利器를 敎科書에 露出하여 어린 학생들이 빨리 익히고 다듬어 미래사회의 기틀이 되도록 한층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시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