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와 한국어

<急就章> 譯註本을 읽고 - 最古의 完璧한 字學書

양효성 2010. 5. 8. 22:06

 

 

<急就章> 譯註本을 읽고

最古의 完璧한 字學書

 

* 천자문의 할아버지 ‘급취장’은 기원전 30년 경 漢나라 사유의 편찬으로 2008년 박이정에서 梁曉星 편역으로 출판되어 2009년 문공부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이 글은 인하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한국어문교육원 원장이신 鄭琦鎬 선생께서 語文生活에 소개하신 것이다.

 

 

나이 대여섯살(滿)이면 말을 제법 하게 된다. 말을 하면서부터 나는 先祖老 앞에 꿇어앉아 <千字文>이라는 ‘교과서’를 놓고 ‘말을 表象하는 字’의 모양과 音을 배웠다. 天이며 地며 禮며 孝같은 (千)字를 익히고 4字로 잘 ‘짜여진 文(句)’, 그 文[句]의 ‘끝소리 調和’(그것이 律이며 韻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까지 느끼고 읽고 또 읽고 외우고 붓으로 썼다. 1931년 생인 내 언어교육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언어교육은 이어지지 못하고 곧 學校라는 곳에 가 ‘日語敎育’만 받게 되었고 光復되면서는 ‘한글’만 익히고 적고 읽는 것을 언어교육이라 하는 기막힌 세상에서 60여년을 살아오고 있다. 그러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내가 어려서 받은 언어교육 ‘千字’를 익혀 그 字들을 複合하고 그것으로 森羅萬象(까지는 아니더라도)의 개념을 파악하게 하며 사회 제도 규범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도리를 알게 하며 나아가 우주 섭리를 생각하게 하는 언어교육(나의 語文運動은 이런 語文敎育을 존중하는 線 위에 있다.)그러한 교육을 이루게 하는 중복 없는 千字 250句의 교과서로서의 뛰어난 構造의 <千字文>이다. 梁나라 周興嗣(5C경)가 하루 밤에 이 <千字文>을 짓고 머리가 새어 <白首文>이라고도 한다는-.

 

<千字文>은 내가 아는 가장 오래된 絶對唯一의 敎本이었다. <千字文>밖에 流布된 다른 刊本이 있다는 얘기 들은 바 없고 본 바도 없다. 이런 나에게 오랜 語文 運動의 同志 梁曉星 譯註로 刊行된 <急就章>이라는 敎本은 <千字文>밖에 몰랐던 부끄러움의 한편으로 놀라움이오 충격이었다. 字學과 字學書연구에 새로운 契機가 될 快擧임에 틀림없다.

<急就章>은 그 內容이 序 : 7言 5句 35字 姓名 : 3言(135)406字에 本文이라 할 諸物 : 7言 160句 1,120字 五宮 : 7言 56句 392字 그리고 結이라 할 頌(4言)16句 63字 總32章 2,016字로 구성되어 있는데(刊本은 총 372句) 第1章 序 第1句 ‘急就奇觚與衆異’(여러 무리 [책들]와 다른 기이한 그릇[책]을 급히 만들어)에서 <急就章>이라 이름 지어진 것이니 ‘速成漢字校本’이라 해석할만한 표제다. <千字文>의 2倍 넘는 字數[중복자를 제외하면 초출자는 1,677자], 西漢 10代 元帝(기원전 48~33)때 黃文令이라는 환관직을 퇴임한 史游라는 노인의 편찬이니 <千字文>에 앞서가 500년, 譯詿者는 ‘最古의 完璧한 字學書’라 평가한다. 萬物을 表象하는 기초 어휘를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韻·律로 구성된 句로 읽게 하는 <千字文>의 모델이다.

 

<急就章>은 出土되는 벽돌조각 등에 片片이 보이기도 하지만 완전하게 전하는 것으로는 明代皇象碑 淸代<四庫全書에 수록된 唐 顔師古 주석본이 있는데 譯註 텍스트는 顔師古(祖父가 之推 孫子가 眞卿 세상에서 이르는 顔氏五代의 名家다) 註釋本. 譯者는 當代 사회의 기초어휘들 이해의 一助를 위하여 왼쪽 페이지를 박물관에 남아있는 당대 유물사진으로 채웠다.

紫禁城 萬里長城 桂林 기껏해야 使行路程을 도는 것이 고작인 중국유람의 시대, 梁同志는 1년을 遼寧大숙소에 묻혀 化石된 2千年전 다른 文化의 語彙들을 우리말로 살리는데 몰두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시 문물을 박물관에서 찾고자 黃河流域을 한 달씩 두 번이나 왕래하며 찍은 사진이 1만장을 넘는다 한다. 말의 格을 세워 나가는 일에서 새 段階를 하나 놓는 과정(文珷永 序에서)은 이렇게 힘들고 값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