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의 가을 - 자연의 색 한국의 빛
요즘 양념이 강해지고 짙어져 도무지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게보다 醬맛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장과 게살이 어울려 숙성된 탓이지 게 보다 장이 맛있다는 말이 아니다. 색깔도 마찬가지여서 광물이나 식물 천연의 빛이 아니라 아크릴에 형광에 화학물질로 얼버무려져서 도저히 여인의 은은한 맛을 느낄 수 없다. 패션도 덩달아 훌렁 벗거나 걷어 올리거나 착 달라붙어 모시적삼에 은은하게 비치는 감칠맛이 없다.
조명과 현란함은 濁度를 더한다.
운현궁의 전시장에 들어서자 눈을 시원하게 하는 천연염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 올 한 올 정성들인 옷감에 서늘한 빛은 눈을 맑게 한다.
역시 천연의 아름다움 이상 고상한 것은 없다는 생각에 머리가 개운하다.
누군가? 저 아름다운 빛깔을 이 도시에 옮겨온 사람은?
사진은 그 빛을 살릴 수 없다.
오직 자연과 자연의 만남만은 그 고유의 생명이 단 하나 있을 뿐이다.
이곳이 전시장!
밖에 나오니 가을 하늘이 더 싱그러워 보였고
살갗을 스치는 바람조차 자연의 옷처럼 상그럽다.
운현궁의 가을 - 천연염색전은 아쉽게 10월3일까지지만 쌈지사랑규방공예연구소의 사람들은 그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추석의 귀향보다 고마운 그 한국의 색에 고향을 찾은 고마움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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