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書

조선통신사의 잠자리[1]...오다와라의 다이렌지[小田原의 大蓮寺]

양효성 2015. 6. 25. 10:55

         조선통신사의 잠자리[1]...오다와라의 다이렌지[小田原大蓮寺]

 

매일 잠자리가 바뀐다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까? 잠자리가 바뀌면 꿈도 바뀌는 것일까? 1607년 정월12일 서울을 떠난 조선통신사 여우길과 慶暹[경섬]212일 만에 출발지인 서울에 되돌아 왔다. 부산을 떠난 사람이 504명이니 이들 대부분도 6달 넘게 객지에서 밤을 지샌 것이었다.

 

당시 일행은 서울을 출발한지 5개월이 지난 520[陰曆] 오다와라[小田原]에 들어섰다. 사나흘이면 드디어 목적지인 에도[江戶-東京]에 도착하게 되는 그런 지점으로 대략 80Km쯤 남은 셈이다.

 

동쪽으로 큰 바다, 서쪽으로 높은 재[]를 의지하고 있다고 副使 경섬은 해사록에 기록하고 있는데, 큰 바다는 태평양이고 높은 재는 바다에서 바로 솟아오른 800m쯤 되는 하코네 산인데 산중에 호수가 있고 그 물위에 백설을 머리에 인 후지산이 비친다고 한다. 그 재를 넘어 통신사는 오다와라의 大蓮寺에 여장을 풀었는데 절이 수죽과 수풀사이에 있어 맑고 서늘한 기운이 돌았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小田原相模州地方也 東壓大海 西依峻嶺 ... 寺在水竹林木之間 多有淸洒之想...]

 

400년이 지난 뒤에도 대련사는 오다라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오다와라에 잠시 머무는 동안 해사록을 읽었고 역의 관광안내소에 신세를 졌다.

다이렌지[大蓮寺]라는 절이 이곳에 있나요?!’

‘.........??’

여기......컴퓨터로...檢索(검색)......?! ’

! 있군요...그래요...여기 관광안내지도에...오다와라 성을 지나...구 동해도를 따라 ... 바다가로 가다보면......절들이 나오고...여기...이곳이...’

노년의 남자와 중년의 부인은 영어에 능숙했다. 오다와라 성의 시립도서관은 정기휴일...민속박물관은 열려있었는데 17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송원도가 걸려 있었고 그 지도에도 큼지막하게 해변을 따라 대련사가 적혀있었다. 통신사 경섬의 해사록과 일본의 옛지도와 오늘의 관광지도에 다이렌지[大蓮寺]는 오래도록 남아 있었고, ()의 해설사도 1607년의 조선통신사가 이곳에 묵었다는 것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통신사가 걸었던 엣 동해도가 표시된 지도를 들고 오다와라 성의 해자를 따라 걷다가, 다시 길에서 묻고... 한참을 걸어[지도보다 실제 거리는 멀게 느껴졌다.] 400년 전 통신사가 묵었던 절을 드디어 찾았다. 현판의 稻荷山은 이곳의 진산이랄까 고분이 발견된 곳이다. 절은 깨끗이 정돈된 만큼 인기척이 없었고 예전의 규모보다 경내는 줄어든 것처럼 보였고 해변의 모래사장은 새로 생긴 도로와 집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 잘리고 잘린 두 그루의 나무만이 年輪을 느끼게 했다. 옛길에는 일본에서는 드물게 교회당도 보이고 가로등이 세워지며 변모했지만 한편으로 과거를 발굴하는 조사도 섬세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1607년 정사였던 여우길의 11대손이 余運俊씨인데 당연히 그는 조상의 발자취에 감격해 했었다. 그와의 因緣을 먼저 기록해두었어야 하는데 私的인 이야기는 잠시 미루어두기로 한다. 다만 일본의 육로행정 263宿假定했으므로 이제 통신사의 숙소를 탐방하는 여행도 내게는 가능해져 보인다. 기회가 닿기는 어렵겠지만 문헌에서 찾을 수 있는 부분은 더듬어볼 기회를 마련하려고 한다. 400년 세월의 공백을 조금 메울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이렌지의 입구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400년의 역사를 말하는듯...

 

 

대련사라는 글씨가 뚜렷하다.

 

벼가 자라고 있는 오다라와성 천수갇 입구...

 

동경에서 약 80킬로 남쪽...

 

약300년 전의 지도에는 아래 바닷가에 '大蓮寺'라는 글자가 뚜렷하다

 

이 지도에도 대련사는 뚜렷이...

 

통신사의 숙소를 알고 있는 관광해설사...

 

대련사 가는 길...

 

절의 정문

 

법연 상인 동상

 

도하산 현액

 

경내에서 입구쪽으로...

 

경내 정면

 

 

입구를 나서면...

 

여기 저기 온통 절들이 이어진 거리...

 

멀리 하코네의 연봉이 보이고 ... 저 산을 넘어 통신사는 이곳에 숙소를 정한 것인데...

 

그 길목에는 '널다리' 판교라는 지명이 있어 지금 그대로 전철역의 이름에도 남아있고...

 

보기 드문 양풍의 건물과...

 

통신사가 동경을 바라보고 걸었던 도까이도 옛길...

 

오른편에선 발굴조사가 한창...

 

모습은 변했지만 이길이 도까이도의 옛길....

 

오다와라역에서 바라본 인구 20만의 해변도시....

 

승강장에서는 환승자가용주차장과 함께 멀리 오다와라 성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