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7평 명상의 집 : 이런 땅에 - 이런 집 어때요?
나에게 100평의 시골 땅이 있다면?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 흙을 만져보고 싶은 것이다. 거기서 자라는 파란 싹을 보고 싶은 것이다. 게다가 흙으로 만든 집에서 장작불을 지피고 구들에 등을 지져 보았으면? 모기를 쫓아가며 옥수수를 뜯고, 곰취에 된장을 찍어 이밥을 싸서 한 잎 머금어보았으면...밤에는 별을 보고 아침이슬에 차 한 잔의 향기는 어떤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가을의 단풍-겨울의 눈발...봄이면 매화 피고 또 두릅이 가시 손에서 여린 순을 내밀겠지...
음성 명상마을에서 돌아오다가 이런 땅을 보았다. 평범하다는것이 더 자연스러운 그런 땅을...
낯이 익으면 이웃과 인사하고 주름진 미소도 반가워지겠지...개짖는 소리도 무섭지 않는 그런 마을에서...
꿈은 아니지만 시간이 없고 돈이 없고 또 도시의 전깃줄 같은 인연과 인터넷과 TV...그 아편을 끊을 수 없다. 땅만 있다면! 시간은 쪼개고 집은 빚을 내거나 흙을 파고 손으로 비벼서라도 안될까?
땅만 있다고 될 일도 아니다. 전기 대신에 촛불을 켜면 되지만 물은 길어 와야 된다. 세수를 하고 용변도 보아야하고 ... 아! 산다는 것은 왜 이다지도 복잡한가? 그래도 이런 흙에서 손자를 뒹굴게 하고 싶다. 벌에 쏘이고 나비를 쫓다가 무르팍이 깨질지라도...그렇다면 우선 7평 짜리를 짓고 ... 마음에 들면 10평을 더 지어서 아주 시골에 살지 뭐!!
7평 원형 흙집 외관 현관 왼쪽에 아궁이가 보인다.
오른 쪽이 안방과 화장실 현관에 깅크대가 붙어 있고 지붕에 다락방의 창문이 보인다.
이래뵈도 방이 셋인가?
나름대로 멋을 부린 반원형 안방에는 창문이 있고 파란 하늘과 초록색 키큰 옥수수가 자란다.
작은 방은 한 두 사람이 꼭 껴안고 자기에 알맞다. 사다리가 걸지적거리지만...
아예 다락으로 올라가면 나만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방음이 안되어 부시럭거리면 아래층에서 시끄럽겠지만
노트북하나로 글을 쓸 수도 있고...팔배게를 하고 구름을 바라보거나...
지난 금요일 음성군 명상마을에서 이런 집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땅도 보았다. 평소 P교수와 H엄마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보기도 했었는데 그 친구들은 모두들 이보다 형편이 나은 집들을 갖고 있다.
이런 땅에 이런 집을 지으면 1억이 날아갈 텐데... 그냥 꿈이라도 꾸어보는 수밖에... 친구의 콘도를 빌려 턴키 방식 - 이제는 좀 지루하지 않아? 열쇠를 주고받는 건 - <*>
* 자세한 명상마을 이야기는 홈페이지 '흙집나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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